김밥천국서 메뉴 '하나만' 주문한 여학생 두명...옆손님이 대화 엿듣고 한 행동
김밥집에서 식사 하던 예비 자영업자 남성이 돈이 없어 메뉴를 하나만 주문한 여학생들을 보고 착한 오지랖을 부렸다.
김밥집에 둘이 들어와 메뉴 하나 주문한 여학생들...옆 손님은 옛날 생각에 빠져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학생들 이야기를 듣는데 딸 생각이 났습니다"
김밥집에서 여학생 두 명이 돈이 없어 떡라면 한 개만 시키는 걸 본 예비 자영업자가 착한 오지랖(?)을 부린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얼마 전 김밥천국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자신을 예비 자영업자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김밥집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며칠 전 김밥집에서 있었던 일이다.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제가 착한 사람도 아니라는 걸 먼저 밝힌다"라고 말했다.
이날, A씨는 김밥집에서 식사하고 있었다. 이때 가게로 여학생 두 명이 들어왔고, 학생 두 명이 주문은 하지 않고 몇 분 동안이나 메뉴판을 바라봤다.
"너 얼마 있어", "아... 비싸다" 얘기 듣고 가슴 아파한 예비 자영업자
학생들은 "너 얼마 있어", "아... 비싼데", "나 돈 없어...", "이것도 먹고 싶은데, 저것도 먹고 싶어!" 등의 말을 주고받았다.
의도치 않게 이 대화를 A씨는 엿듣게 됐다.
고민을 끝낸 학생들은 김밥집 사장님에게 조심스럽게 질문 하나를 꺼냈다.
학생들은 "정말 죄송한데 저희 배는 많이 안 고파서 떡라면 한 개만 시켜서 먹어도 되나요?"라고 물었고, 이에 사장은 흔쾌히 승낙 했다.
A씨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여학생들을 보는데 딸이 생각나기도 했고, 무엇보다 돈이 없어서 식사를 제대로 못 한다는 게 안타까웠다.
그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아팠다. 목소리도 예쁘고 말하는 게 착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딸 두 명 키우고 있고 저도 학창 시절 어렵게 자라서 오지랖이 발동했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사장이 대신 결제한 걸로 처리한 예비 자영업자
A씨는 메뉴판 종이에 글을 적었다. 글에는 "사장님, 아이들 라면하고 김밥 제가 낼 테니 사장님이 주신 것으로 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이후 A씨는 종이에 적은 대로 자신이 식사한 값과 학생들이 먹을 밥까지 모두 계산하고 가게를 나왔다.
A씨는 "학생들은 밥 먹어도 돌아서면 배고프지 않냐. 아이들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요즘 여기저기 생활하다 보면 경제가 정말 안 좋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힘드신 사장님들 정말 많이 계실 텐데 힘내라. 좌절하고 힘든 생각만 하면 안 좋아진다"고 사장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입을 모아 A씨를 칭찬했다.
한 누리꾼은 "좋은 일 하셨다. 저 또한 자식 키우는 처지라 공감된다"며 공감했다.
또 한 누리꾼은 "말이 쉽지 저렇게 하기가..마음은 굴뚝 같아도 실행하시는 분은 몇 안 되는데 몸소 실천하신 게 대단하다"라며 칭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예비 창업자라 한 A씨에게 "이 사장님 돈쭐 나셔야겠네. 항상 꽃길만 걷기 바란다"라는 격려의 말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