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쓰러지셨는데"...승객 안타까운 사연에 매진 고속버스서 '순발력' 발휘한 기사

보배드림 

매진 고속버스 타야 하는 승객 위해 '순발력' 발휘한 기사 사연

[인사이트] 유진선 기자 = 매진 고속버스를 꼭 타야 하는 승객을 위해 순발력을 발휘한 기사의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27일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제가 더 마음이 급해지네요..그래도 최대한 안전히"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버스기사인 작성자 A씨는 이날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A씨는 "10시 차를 가기 위해 버스를 홈에다 대고 인사를 하고 있었는데 한 아주머니가 급하게 뛰어오는 게 보였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숨을 급하게 몰아쉬며 "기사님 제가 10시 30분 차인데 이 차를 꼭 타야 하는데 빈 자리가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상황판을 확인해 보니 좌석은 이미 매진이 된 상황이었다.

지난 27일 보배드림에 올라온 글 일부 캡처 

"어머니 쓰러지셔서 의식 불명 상태...꼭 타야 한다" 간절한 승객 부탁

A씨는 "일단 지금은 매진이 된 상태다. 기다려 보시다 안 오시는 분이 계시면 당겨타기로 타실 수 있으니 기다려 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서는 "어머니가 쓰러지셨는데 현재 병원에서 의식 불명 상태다. 저 이 버스 꼭 타야 한다"고 간절히 말했다.

이 때부터 A씨의 마음도 덩달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버스 출발 3분 전 일어난 기적 

그는 "일단은 그 분께 티켓을 잘 들고 계시라고 했다. 티켓을 얼마나 꼭 쥐고 계셨으면 완전히 찌그러져 있더라. 티켓만 봐도 그분의 조급함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간은 흘러 어느덧 출발 3분 전이 됐다.

이 때까지 상황판을 지켜보던 A씨는 순간적으로 한 자리가 취소되는 것을 발견, 1초만에 아주머니의 티켓을 낚아채 버스에 올랐다.

온라인 커뮤니티 

곧이어 왼손으로는 단말기의 당겨타기 버튼을 누르고, 오른손으로는 티켓을 최대한 팽팽하게 당겨 한 번에 스캔할 수 있도록 세팅한 뒤 티켓팅에 성공했다.

A씨가 "20번 자리에 앉으시면 된다"고 안내하자 아주머니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버스에 올랐다.

목적지에 도착한 아주머니는 A씨에게 감사 인사를 한 뒤 버스에서 내려 자신을 기다리던 승용차를 탔다고 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부디 기적이 일어나 어머님의 웃는 얼굴을 보셨으면 좋겠다. 최악의 경우지만 그 30분이라는 시간이 앞당겨져서 어머님의 마지막 임종이라도 지킬 수 있게 됐으면, 하고 기도해 드렸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매우 좋은 일 하셨다", "부디 아무 일 없으시길", "일이 어찌되든 서로 다른 두 분 마음 모두가 참 아름답다", "당신의 간절함이 그 분에게 기적의 씨앗이 되었을 거다. 참 잘하셨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