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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하러 온 여성에게 아이 심장 소리 듣게 법으로 정한 나라..."생명 존중 vs 여성 폭력"

임신 중단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의료진이 들려주는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려주는 나라가 있어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낙태 하러 온 여성들에게 태아 심장 소리 들려주는 법 정한 국가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임신 중단을 원하는 여성들에게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의료진이 들려주는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려주는 나라가 있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타임스는 앞으로 헝가리에서 임신 중단을 원하는 여성들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산도르 핀테르 헝가리 내무부 장관이 최근 '임신 중단 전 태아 심장박동 소리 청취 의무화' 시행령을 공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5일부터 시행 중...태아 심장 소리 들은 뒤 낙태 가능


핀테르 장관은 시행령을 공표하면서 "헝가리 국민 약 3분의 2가 첫 심장 소리를 들었던 시점을 아이의 인생이 시작된 시점으로 여긴다"라고 했다.


이어  "현대 의료 장비를 통해 임신 초기부터 태아의 심장박동을 감지할 수 있다. 임신부는 아이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행령에 따라 앞으로 임신 중단을 원하는 여성들은 태아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서 '태아의 생명 기능을 보여주는 요소를 분명히 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긴 '확인서'를 제출해야 낙태를 할 수 있다.


새 시행령은 이달 15일부터 시행됐다.


인사이트헝가리 극우 정치인 도라 두로가 낙태 전 태아 심장 소리 청취 의무화 법안 지지하는 글 / Facebook 'Duro Dora'


인사이트낙태 허용 판결 페기되자 미국 연방 대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사람들 / GettyimagesKorea


이번 시행령 입안에 앞장선 극우 정치인 도라 두로(Dúró Dóra)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정부가 태아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이제 아이는 엄마와 몇 초라도 의사소통할 기회를 얻은 것"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반겼다.


하지만 현지 정치인들과 시민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헝가리 지부는 "이번 결정은 여성과 아무런 협의도 없이 내려진 결정으로, 조용히 낙태를 금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원치 않는 임신으로 힘든 여성들에게 트라우마를 주고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Facebook 'Duro Dora'


"새로운 생명 보호" vs "임신 유지 어려운 여성에 트라우마" 갑론을박


현재 헝가리는 임신 12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며, 그 이후 시기에는 심각한 건강 문제가 우려될 때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임신 6주 이전까지는 태아에게 아직 심장이 발달하지 않아 심장 활동이 잘 감지되지 않는다.


이에 헝가리 의학계에서는 시행령의 실효성을 놓고 의문을 제기하며 "이 기간에 들리는 심장 박동은 실제 심장 박동이 아닌, 초음파 기계에서 나오는 소리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