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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남편 좀 찾아주세요"...'광주 붕괴사고' 수색중단에 눈물로 애원하는 실종자 가족들

11일 오후 9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한 실종자 가족이 발을 동동 구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사이트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 작업자 6명이 연락두절된 가운데 인부들의 가족들이 사고 현장에 모여 있다. / 뉴스1


[뉴스1] 정다움 기자, 이수민 기자  =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데 수색을 어떻게 중단해요? 차라리 내가 안에 들어가서 남편을 찾고 싶죠…."


11일 오후 9시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붕괴사고 현장. 한 실종자 가족이 발을 동동 구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고 수습 지원을 위한 현장 천막에는 실종자 네 가족이 모여 구조 소식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들은 실종자들의 휴대전화기에 잇따라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은 가지만 응답 없는 전화기를 보며 아버지와 남편의 이름을 불렀다.


한 실종자 가족은 "남편이 이곳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는지 생사여부라도 확인을 해달라"고 구조대원들에게 호소했다.


남편의 퇴근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50대 여성 안모씨는 떨리는 손으로 손난로를 꼭 쥔 채 "좀 늦어지는 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일이 생긴 줄 몰랐다"고 울먹였다.


그는 "원래 오후 5시30분쯤 귀가하는데 최근 귀가가 좀 늦어졌다. 그래도 6시면 오는 사람이었는데 남편 대신 7시쯤 경찰이 집으로 찾아왔다"며 "집에만 있으면 더 미칠 것 같아서 왔다. 수색 중단이 됐다니 차라리 내가 들어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어 "오늘은 아침 6시20분에 집에서 나갔다. 마지막으로 10시쯤 전화해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원래 이런 일을 하던 사람이 아닌데 몇 년 전 소방설비를 배우고 공사현장 일을 시작했다"며 "제발 밤 사이에 수색을 재개해서 남편 좀 찾아달라"고 애원했다.


인사이트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 / 뉴스1 


연락이 안 되는 이모부를 찾으러 현장에 온 조카도 있었다. 그는 "낮 12시쯤 안부인사 겸 점심 잘 챙겨먹으라고 통화했었는데 재난문자 속 현장이 이모부가 일하는 곳인 것을 보고 황급하게 왔다"고 말했다.


그는 "수색 중단에 대해서 실종자 가족이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너무 불만족스럽다.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니냐"며 "시멘트가 굳지 않은 채 건물을 올리다가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명백한 부실공사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신축 공사 중이던 현대 아이파크 아파트의 외벽이 무너졌다.


건물공사와 관련해 투입될 예정이었던 작업자 6명의 연락이 몇시간째 두절된 가운데 소방당국은 이들의 소재를 파악 중이다. 이들은 해당 건물 28~34층의 공사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로 낙하물에 의해 경상을 입은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공사 현장 컨테이너 1층 안에 갇힌 2명이 구조됐다. 또 1명은 자력으로 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결과 타워크레인 붕괴 우려가 있어 수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소방당국 등은 이날 수색을 중단하고 12일 추가 안전점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 결과 수색이 가능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부에 대한 본격적인 수색에 들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