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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정차 전, 승객이 내릴 준비하다 다치면 '기사 책임'이라고 판결한 대법원

승객이 버스가 정차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쳤다면, 사고가 승객의 고의로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운전자가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뉴스1] 이세현 기자 = 승객이 버스가 정차하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쳤다면, 사고가 승객의 고의로 일어났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운전자가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버스 승객 김모씨는 2017년 7월24일 오전 6시55분쯤 버스에서 내리기 위해 일어나 가방을 메다가 버스가 정차하면서 생긴 반동에 의해 뒤로 넘어져 전치 2주의 허리 부상을 입었다.


김씨에게 치료비로 97만원을 지급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당시 버스 운전기사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있다며 기사가 소속된 A여객과 전국버스운송조합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버스 내부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김씨가 정차 전부터 자리에서 일어나 손잡이도 잡지 않은 채 선 자세로 백팩을 메려던 중 마침 버스가 정차해 뒤로 넘어져 다친 사고로 보이고 당시 버스가 급정차한 것도 아니었다"며 "운전기사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도 "운전기사가 차량을 멈출 때 반드시 반동이 없도록 해야 하는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고 사고 당시 버스 내부에 승객이 많지 않아 정차 전에 일어나서 하차를 준비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공단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자동차 사고로 승객이 다친 경우 운행자는 승객의 부상이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운전상의 과실 유무를 가릴 것 없이 승객의 부상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시내버스 운행과정에서 피해자가 다쳤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고가 전적으로 승객의 과실로 발생했다는 이유로 공단의 청구를 배척했다"며 "그러나 이같은 사정만으로는 사고가 김씨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인한 것임이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피해자의 부상에 피고들의 책임이 면제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