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죽고 있다"며 할머니들 모두 떠나 단 '7명'만 남은 마라도 해녀 (영상)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 인근 해역의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해 풍부했던 바다 어장이 황폐화되면서 해녀들이 떠나고 있다.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대한민국의 최남단에 위치한 마라도. 이곳 할머니들은 황금밭으로 여기던 바다에서 평생 물질을 하며 해녀로 살아왔다.
별다른 오염원이 없는 마라도의 바다는 여전히 깨끗하다. 그러나 숲을 이뤄야 할 감태도 이제 드문드문 모습을 보이고 밭을 이루던 미역과 톳도 보이지 않는다.
알이 꽉 찼던 성게는 이제 속이 텅 비었다.
변한 바다를 바라보던 해녀들은 "바다가 다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9월 KBS에서 방송된 '다큐인사이드'의 기후위기 특별기획 4부작 '붉은지구-2편 침묵의 바다'편이 최근 수많은 누리꾼들에게 재조명되고 있다.
해녀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바다가 이렇게 변한 것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온난화 속도 때문이다.
육지는 물론 바다의 수온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사라진 해조류의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는 건 아열대 종인 거품돌산호와 큰갈파래다. 마라도를 비롯해 서귀포 바다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조류가 사라지다 보니 이를 먹이로 삼고 사는 소라와 성게는 물론 제주 대표 어종인 자리돔의 수확량도 급감했다.
불과 4~5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가 가속된다면 모든 해양 생태계와 어업 생태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진단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들이 사라지면서 더 이상 이산화탄소를 정화할 수 없게 됐다는 것.
뜨거워진 바다의 위기는 결국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돌아와 인간의 삶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