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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빠에게 평생 '가정 폭력' 당한 딸이 취직하자마자 곧바로 실행한 '사이다 복수'

어려서부터 부모님에게 학대받고 살아온 한 여성이 취직 후 당당히 집을 나선 사이다 사연을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똥파리'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아! 해방이다!"


어려서부터 가정폭력을 견디며 살아온 한 여성. 이 여성은 불효녀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침내 웃음 지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님께 복수에 성공했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주책 없이 기분이 좋은데 이야기할만한 친구가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어려서부터 부모님께 맞고, 터지고, 욕까지 듣는 등 다소 폭력적인 환경에서 자라왔다. 그는 "동생은 귀하게 큰 반면 저는 완전 샌드백, 가족 왕따였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나의 아저씨'


A씨는 지금까지 부모님의 폭력 속에 숱한 수난을 겪어왔다.


그는 학생 때부터 대학 등록금을 직접 벌어오라는 부모님의 요구에 아르바이트를 나갔고, 벌어 온 돈은 모두 빼앗겼다. 친척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뺨을 맞거나 걷어차이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부모님은 그러면서도 가끔은 아주 애틋하게 "부족한 부모라 미안하다"며 A씨를 껴안고 울기도 했다. A씨는 "엄마 아빠는 미X 사람들인 걸까요?"라고 의아해했다.


혼란스러운 환경 속에서 자란 A씨는 그 트라우마로 인해 정신병을 얻었다. 대학 입학과 동시에 아르바이트한 돈과 장학금은 고스란히 정신과 치료에 모두 쏟아부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아버지가 이상해'


힘든 대학 시절까지 견뎌내고 졸업 후 마침내 취직에 성공한 A씨는 최근 운 좋게 다른 지방에 위치한 회사의 스카우트를 받고 이직을 결심했다.


A씨는 "조용히 방 구해서 집을 나왔다. 지금 막 새로 살 집에 도착해서 짐 다 풀고 혼자 노트북 두들기며 맥주 한잔하는데, 이게 뭐라고 진짜 사람 사는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홀가분함을 나타냈다.


지옥 같던 집을 순순히 나오지는 않았다. A씨는 집을 나서면서 부모님께 "이런 것들 때문에 난 끊임없이 죽고 싶었고, 얼마나 괴로웠으며, 그래서 당신들을 부모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편지의 끝에는 "다음 연락은 당신들 장례식이나 내 장례식 둘 중 하나로 하자"는 말도 덧붙였다.


지금까지 A씨 가정의 생활비는 모두 그가 벌어오는 돈으로 충당해왔다. 하지만 한순간에 통장, 차, 그리고 딸이 모두 사라졌으니 A씨 부모는 당황스러울 터다. 챙겨 나온 통장과 자동차 역시 모두 A씨 명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혼술남녀'


A씨는 "내일 주소이 열람 제한 걸러 갈 거다. 열람 제한에는 학대의 구체적인 정황이 필요하다던데 제출할 것도 넘쳐나니 잘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 인간들 가슴에 대못이 박혔을까. 나쁜 사람 같지만 대못이 아니라 찢어졌으면 좋겠다. 평생 피가 철철 나서 나를 생각할 때면 내가 받은 고통의 십분의 일이라도 느껴주면 좋겠다"면서도 "이제 죽을 때까지 안 볼 거니 아무렴 상관 없다"고 털어놨다.


끝으로는 "부모님이 최대한 고통스럽게 말년을 마무리했으면 하는데, 이런 걸 익명으로 말하고 쓰레기 소리 듣고 끝내야지 현실의 어느 누구에게 말할 수 있겠냐"며 "내일부터 다시 힘내서 나만의 삶을 살아가겠다. 읽으시는 분들도 파이팅, 인생 언젠가 볕이 드네요"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누리꾼들은 "가슴엔 대못이 안 박히고 가계에 구멍이 뻥 뚫리겠죠. 진짜 복수는 잘 되든 말든 무심해질 때입니다", "그래도 잘 이겨내서 다행",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앞으론 행복한 날만 가득하길" 등 A씨를 향해 진심 어린 위로와 격려를 보냈다.


한편 지난 9월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추석에 접수된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휴(9월 18~21일)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하류 평균 922건으로, 889건을 기록한 지난해 추석(9월 30일~10월 3일)에 비해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