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러진 상태로 절벽으로 떨어져 죽을뻔했는데 13km '기어서' 살아 돌아온 남성
친구마저 연결된 끈을 끊고 절벽을 빠져 나가면서 홀로 남게 된 그는 최후의 선택을 한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친구와 끈 하나에 의지한테 함께 안데스 산맥 정복을 나선 한 청년. 예기치 못한 사고로 좁은 절벽사이로 떨어지고 만다.
친구마저 연결된 끈을 끊고 절벽을 빠져 나가면서 홀로 남게 된 그는 최후의 선택을 한다.
다리가 부러진 상태로 8마일, 약 12.87km를 기어온 남성 조 심슨(Joe Simpson)의 이야기다. 그의 이야기는 1985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그는 친구 사이먼 에이츠(Simon Yates)와 함께 페루 안데스의 명산 '시울라 그라데(Siula Grande)' 서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6,300m의 봉우리를 찍고 내려오던 중 심슨은 오른쪽 다리가 부러지고 양 손에 동상을 입는 부상을 당하고 만다.
심슨은 에이츠과 자일(등산용 끈)로 서로를 묶고 의지한 채 내려오고 있었다. 그때, 심슨이 절벽 틈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에이츠 역시 그와 함께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에이츠가 급하게 눈구덩이를 만들어 봤지만 이 마저도 오래갈 수 없어 보였다. 에이츠는 고민 끝에 칼을 꺼내들고 끈을 끊어버렸다.
에이츠에 버림받은 심슨은 울부짖으며 빠져나갈 궁리를 시작했다.
심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더 아래로 내려가는 것 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갔다.
운이 좋게도 그는 절벽 틈에서 좁은 길을 발견했다. 하지만 다리가 부러진 상태였던 심슨은 베이스캠프가 보일 때까지 기어갈 수밖에 없었다.
3일 밤낮을 먹지도 못 하고 기고 또 긴 심슨. 무사히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병원으로 옮겨질 수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3일을 보냈는지 구조 당시 그는 19kg이 빠져있는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구조된 후 심슨은 에이츠를 원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에이츠 역시 손에 동상을 입은 상태였기 때문에 끈을 자르지 않았다면 둘 다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라며 말이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심슨의 이야기는 이후 1988년 '친구의 자일을 끊어라'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됐으며 2003년에는 '터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국내 개봉됐다.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간 심슨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