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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난민들 '640명' 몰려들자 화물칸에 빽빽이 태워 구조해준 항공기 기장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세력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인사이트(좌) Twitter 갈무리 , (우) C-17 내부 / Defenseone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세력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시민들을 버려두고 돈다발을 든 채 도망길에 나섰다.


패닉에 빠진 현지 시민들이 아프간을 빠져나가기 위해 카불 국제 공항으로 몰려들면서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 군용 화물기를 운전하는 기장이 화물 대신 '난민 구조'를 선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Twitter 갈무리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매체 디펜스원은 미 군용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3 화물기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600여 명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모습이 담겨 눈길을 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을 출발한 화물기로 알려졌다.


사진 속 난민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태우기 위해 서로 자리를 좁혀 앉는 불편함을 감수했고, 안전벨트 대신 화물 끈에 의지해 몸을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C-17 기장'은 이륙 직전 반쯤 열린 수송기 출입구로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난민들이 탑승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약 640명이 화물칸을 빼곡하게 채운 것을 본 기장은 고민에 빠졌지만 끝내 이들을 모두 태우고 카불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디펜스원 측은 "해당 수송기는 본래 화물을 제외하고 최대 150명의 군인을 태운 것이 최대였다"며 "이번 운항은 30여 년 중 가장 많은 인원을 태운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C-17기에 극적으로 탑승한 난민들은 모두 목숨을 구했지만 이후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은 더 큰 혼돈에 빠졌다.


국제 공항으로 몰려든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이 활주로를 장악하면서 비행기 이륙에 난항을 겪자 미군은 경고사격을 하기도 했다.


인사이트Defenseone


또한 이미 이륙을 시작한 비행기에 매달린 난민 2명이 사망하는 등 끔찍한 사고도 벌어졌다.


한편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면서 현지 소녀들과 여성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고 있다.


과거 탈레반 세력이 집권했을 당시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가 없으면 집 밖을 나갈 수 없었고,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입고 살아야 했다.


교육, 직업 선택의 기회는 당연히 박탈 당했으며 사회적 활동, 결혼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실제로 지난해 33살 여성 카테라는 '경찰'로 취직해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아버지의 사주를 받은 탈레반 괴한들로부터 두 눈을 공격받아 실명되는 끔찍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