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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이란 이유로 못 입었던 '웨딩드레스', 70년 만에 입어본 94살 할머니

흑인이란 이유로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한 94세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져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Erica Tucker'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흑인이란 이유로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한 94세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져 뭉클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방송 ABC와 KSBY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버밍엄에 사는 94세 할머니 마사 터커가 손녀들의 도움으로 70년 만에 처음 웨딩드레스를 입게 됐다. 


터커 할머니는 남편과 결혼한 지 70년이 흘렀으나 단 한 번도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했다. 


할머니가 결혼했던 1952년, 극심한 인종 차별 탓에 흑인 여성은 웨딩드레스 숍에 출입하는 것조차 금지됐기 때문이었다. 


인사이트Facebook 'Erica Tucker'


터커 할머니는 순백의 웨딩드레스 대신 다른 사람에게 빌린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식장에 들어갔다. 할머니의 마음 한켠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이런 할머니의 꿈을 실현시켜 준 건 손녀 안젤라 스트로지어였다. 


이달 초 손녀와 함께 영화 '구혼작전(Coming to America)를 본 터커 할머니는 배우 샤리 헤들리가 입고 등장한 분홍색 웨딩드레스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 


터커 할머니가 "항상 저런 웨딩드레스를 입어보고 싶었다"고 속삭였고, 이를 들은 손녀 안젤라는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인사이트Facebook 'Erica Tucker'


이후 가족들은 터커 할머니를 데리고 근처 웨딩드레스 숍에 가서 그토록 원하던 웨딩드레스를 입을 수 있게 도왔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할머니는 "드레스를 벗고 싶지 않다"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내비쳤다. 소년 에리카는 할머니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안젤라는 "할머니는 우리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다"며 "그런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드리는 건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가족들은 터커에게 결혼식 피로연도 열어줄 계획이다. 피로연에는 터커의 자녀 4명과 손주 11명, 증손주 18명 등 많은 이들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