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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 말했더니 '오토바이 배달원' 소개해 준 친구

평소 안정된 사람과 결혼을 강조하던 여성에게 친구는 '돈 제일 많이 버는 사람'이라며 오토바이 배달원을 결혼 상대로 소개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안투라지'


[인사이트] 전유진 기자 =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과 결혼을 꿈꾸던 한 여성은 친구로부터 소개팅을 권유받았다.


소개받기 전 A씨는 궁금한 점이 많았지만 친구가 처음으로 제안한 소개팅이기에 친구를 믿고 사전 정보 없이 남성과 연락을 주고받게 됐다.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며 한창 바쁜 일상을 보내던 여성은 남성과 실제로 만나지 못한 채 카톡으로 대화 중 상대의 직업이 '오토바이 배달원'이란 사실을 알아챘다.


해당 사연은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오토바이 배달원이 결혼하기 좋은 직업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 - 민트 컨디션'


작성자 A씨는 평소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과 결혼을 꿈꿨다. 어릴 적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여자인데다 둘째라는 이유로 부모님께 경제적인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가 어릴 적 꿈을 포기하고 간호학과에 진학한 것도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소개받은 남성의 직업이 배달원인데다 대학은 중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A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는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면 실례가 될까 봐 친구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연락했다. 친구는 "얼굴 보고 대화한 것도 아니면서 직업으로 사람 급 따지냐"며 도리어 너무하다고 A씨를 나무랐다.


친구는 "경제력 있는 남자 원한 대서 남편 친구 중에 제일 잘 버는 사람 소개해 준 것이니 말 똑바로 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친구를 통해 상황을 접했는지 상대 남성에게서도 불같이 전화가 왔다. 남성은 불쾌하다는 듯 "하루에 많이 벌면 100만 원까지도 벌고 평균적으로 600만 원은 번다"며 "간호사 월급이 아무리 많아봤자 자기보다 더 버냐"며 화를 냈다.


이어 "학력으로 사람 무시하는 거 아니다"라며 "결국은 다들 돈 많이 벌기 위해 공부하는 건데 나는 공부 많이 한 당신보다 많이 번다"고 쏘아붙였다.


메시지로도 이어진 상대의 울분에 A씨가 "기분 나쁘셨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 좋은 분 만나시라"고 답했다. 상대는 "죄송하면 커피라도 한 잔 사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다만 A씨는 여전히 그를 만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한다. A씨는 "제가 돈을 완전히 못 버는 것도 아니고 세후 600만 원 초반 번다"며 "위험수당 포함이지만 대학병원 다닐 때도 350만 원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제 이름 앞으로 아파트도 있는데 저랑 비슷한 사람이나 조금 더 나은 사람 만나고 싶은 게 그리 욕심이었나"라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건 알지만 (오토바이 배달원이) 결혼 상대로 좋은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목숨이 걸린 일이고 정년이 보장된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A씨는 친구와 완전히 절연할 생각이라고 밝히며 "배우자로서 선택하고 싶지 않은데 그게 그렇게 속물이고 밝히는 사람인 건지 잘 모르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소개팅해주려면 욕 안 먹을 만큼은 생각해서 해줘야 함", "일반화는 아니지만 오토바이 타는 사람 중에 불량한 사람 너무 많이 봤다", "직업 귀천이 문제가 아니라 위험해서 걱정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람들은 친구 사이 대화를 남성에게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갈등을 빚게 만든 친구의 배려 없는 태도를 비판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이들의 감정이 고조되자 배달원이란 직업군 자체를 비하하는 일부 누리꾼을 지적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