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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진 빚 6800억원을 산불 헬기로 '퉁'치겠다는 푸틴의 러시아

러시아는 1992년 한국에서 지원한 차관 14억 7,000만 달러 중 6억 50만 달러(한화 약 6,800억 원)를 산불 헬기 25~30대로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러시아가 한국에 진 빚 6,800억 원을 산불 헬기로 갚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방산·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1992년 한국에서 지원한 차관 14억 7,000만 달러 중 6억 50만 달러(한화 약 6,800억 원)를 산불 헬기 25~30대로 상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헬기는 'KA-32A11M' 모델이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47대의 헬기 가운데 29대가 러시아 KA-32 계열이다. 


KA-32A11M는 기존 KA-32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산림청에서 운용 중인 KA-32 헬기 / 뉴스1


러시아 차관을 현물로 상환한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14억 6,600억 달러 정도를 지원했는데 이후 이자가 늘어나면서 2003년에는 22억 4천만 달러로 불어났다. 


이 중 6억 6000만 달러를 탕감해줬고 나머지는 탱크와 공기부양정, 대공미사일 등 현물로 받기로 했다. 


산불 헬기로 상환받을 경우 산불 진압은 물론 악천후 해양 구조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지만 KA-32계열은 동급의 다른 헬기보다 연비가 나쁘고 부품의 교체 주기가 빨라 유지 비용이 비싸다.


인사이트수리온 / 뉴스1


실제 국내에서 운용 중인 KA-32 헬기는 수리 부속품 확보가 어려워 점차 가동률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79.5%였던 가동률은 2017년 74.4%로 떨어졌다. 


산불 진화용 헬기 운영 집행 예산 300억 원 가운데 60% 이상이 KA-32 기종 정비비로 집행되는 중이다.


한국 정부가 산불 헬기로 현물 상환을 받게 되면 러시아는 향후 수리 부속, 정비지원 등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러시아는 헬기를 만드는 카모프사(社)에 부품 판매 독점권을 부여해 시가보다 두 배가량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헬기 조립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 사천 공장 / 뉴스1


국내 항공제조업계에서는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의 헬기를 도입하기보다 하루빨리 헬기의 국산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2019년 김영우 전 자유한국당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KA-32와 국산 헬기 수리온 30대의 연간 운용 유지 비용은 각각 285억 원과 175억 원이었다. 


국산 헬기를 도입할수록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물론 국내 방산·항공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