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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오는 택배기사에게 전화 걸어 '따아 심부름' 시킨 고등학생

A양은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히 아메리카노 값을 지불하려고 했다"며 추가 해명 글을 남겼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곧 배송 온다는 택배기사에게 심부름을 시켰다가 설교를 들었다는 한 고등학생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택배기사에게 따뜻한 아메리카노 심부름을 시켰다가 꾸지람을 들었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사건은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어느날 발생했다. 고등학생 A양은 하루 종일 밖에서 볼일을 본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따뜻한 커피가 간절해 카페에 들려 한잔 테이크아웃 할까도 고민했지만 집에 멀쩡한 커피 머신이 있어 집에서 한 잔 뽑아 마실 생각에 그냥 지나쳤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집에 들어오자마자 커피 머신 앞으로 달려간 A양은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몸을 녹일 생각에 설레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전원을 켠 커피 머신이 빨간 불을 깜빡이더니 '에러' 표시가 떴다. 다시 껐다가 켜봐도 소용이 없었다. 


귀찮게 다시 나가서 사와야 하나 고민하던 중 마침 택배기사로부터 곧 배달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잘됐다" 싶었던 A양은 택배기사에게 당장 전화를 걸었다.


"죄송하지만 오시는 길에 집 앞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 사다 줄 수 있으실까요?"


5초의 정적이 흘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양의 예상과는 달리 택배기사는 "택배만 배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어차피 배달하러 들릴 거였고 오는 길에 아메리카노 한잔 테이크아웃 하는 게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고 생각했던 A양은 택배기사의 반응에 당황스러웠다.


얼마 후 택배기사는 A양 집 앞에 도착했다. 물건을 문 앞에 두고 떠나기 전 택배기사는 A양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잠깐 나와보라고 했다.


A양을 본 택배기사는 "아저씨도 너만 한 자식이 있다"며 "그런 요구는 하는 게 아니다"라고 15분 가량 설교를 이어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신의 요구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기에 A양은 "제가 잘못한 건 맞지만 엄청 공손하게 부탁을 드렸는데 이게 그렇게까지 혼날 일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들은 "그렇게 바빴으면 본인 아버지한테 부탁하지 왜 애꿎은 택배기사에게 그러냐", "고등학생 생각하는 수준이 저 정도밖에 안되냐"며 A양을 비판했다.


이에 A양은 "오해하는 분들이 많은데 당연히 아메리카노 값을 지불하려고 했다"며 추가 해명 글을 남겼다.


다음부터는 그런 일 없을 거라면 서도 "현관에서 모르는 아저씨에게 혼난 건 기분 나쁜 게 사실"이라며 아직도 본인의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태도를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A양과 같이 택배기사들에게 잔심부름을 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배송 재촉, 공용 엘리베이터 사용을 금지 등 다양한 고객 갑질 사례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가 공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택배기사 821명 중 46.2%가 최근 1년간 언어 폭력을 경험했다. 그 중 90%는 고객들로부터 들은 언어 폭력이라고 한다. 


택배기사들은 고객 갑질 처벌을 강화하고 자신들의 보호와 처우를 개선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