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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부산 시그니엘 호텔'서 추락해 뇌사상태 빠지자 '장기기증' 결심한 형의 진심

부산 해운대구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추락한 30대 작업자의 가족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 안타까움을 더한다.

인사이트뉴스1


[뉴스1] 이유진 기자 = 부산 해운대구 롯데 시그니엘 호텔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추락한 30대 작업자가 11일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가운데 유족들이 장기기증 의사를 밝혀 안타까움을 더한다.


10일 작업자 A씨(30대)의 친형 B씨는 "오늘 병원에서 동생을 상대로 뇌파검사를 했는데 뇌사 판정을 받았다"며 "11일 2차 뇌파 검사를 하는데 12일 뇌사판정위원회가 끝나면 동생을 보내줘야 할 거 같다"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B씨는 "어머니 아버지와 상의한 끝에 동생의 장기를 기증하기로 뜻을 모았다"며 "동생의 일부분이라도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과 뜻 깊은 일을 하자는 생각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B씨는 동생 A씨의 사고 이후 호텔 측의 책임 규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B씨는 "호텔로부터 진정 어린 사과를 바랐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 하고 있다"며 "장례가 시작되면 호텔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것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해운대경찰서


앞서 지난 4일 B씨는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호텔 측이 안전관리에 소홀했다고 주장하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글은 10일 오후 5시 기준 8300여명이 동의했다.


B씨는 "호텔 측이 대형현수막을 설치하기에 부적절한 리프트를 제공하고 현장에서 안전관리도 하지 않았다"며 "현수막을 설치할 때 연회장에 미리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는데 동생이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힌 뒤 바닥에 추락해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려면 양측에서 현수막을 잡고 동시에 부착해야 안전하게 설치할 수 있지만 용도에 맞지 않는 리프트를 가지고 2명이 작업하라는 것은 이미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작업을 지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텔 측은 현수막 설치 장소가 변경되면서 사고가 났다는 입장이다.


인사이트해운대경찰서


앞서 호텔 측 관계자는 "계획상 현수막 설치 장소는 높낮이 조절이 가능해 리프트와 같은 장비가 필요하지 않았다"며 "행사 당일 업체에서 예정과 다른 현수막을 가져와 장소를 바꾸면서 유압사다리를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압사다리는 안전장비가 설치된 제품인데 작업자들이 편의상 안전장비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이후 A씨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직원이 상주하며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후 3시11분쯤 부산 해운대구 중동 시그니엘 호텔 4층 연회장에서 천장에 현수막 설치를 하던 작업자 A씨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는 다발성 두개골 골절, 뇌출혈, 심한 뇌손상, 뇌부종 등으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사고 관련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있으며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