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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옮겨달란 할아버지 요청 거절했다가 '싸가지 없는 사람'이 됐습니다"

노인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해서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듣게 됐다는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노인에 대한 배려는 '의무'가 아닌 미덕이라는 말이 있다.


의무가 아니기에 누구나 노인의 갑작스러운 부탁을 들었을 때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뜻이다.


노인을 공경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분명 아름답다. 노인의 폐지 수레를 함께 끌거나, 연장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은 어디에서나 박수를 받는다.


그렇다고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 몰상식한 시민이 되는 걸까.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짐 옮겨 달라는 할아버지 요청 거절했다가 '싸가지 없다'는 소리 들었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작성자 A씨는 얼마 전 집 앞에서 한 노인의 부탁을 받았다.


작은 냉장고 하나를 옮겨달라는 부탁이었다. A씨는 순간 고민했지만 들어주자고 결심하고 할아버지에게 "냉장고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냉장고는 근처에 있는 게 아니었다. 할아버지는 "좀 걸어야 되는 거리"라고 말했다. 짧은 거리는 아닌 듯 보였다.


날씨도 더운 데다 여기서 더 걸어가야 하는 곳에 있다고 하니 곤란해진 A씨는 손사레를 치고는 돌아가려 했다. 그 순간 뒤에서 할아버지가 A씨를 향해 한 마디를 날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요즘 젊은것들은 왜 이렇게 '싸가지'가 없어!"


A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서 '버릇' 없는 사람이 돼버린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이날 노인과 일종의 세대 갈등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노인 공경이 '의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옛 세대와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신세대 간의 갈등이다. 


옆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대중교통 이용 시 젊은이들이 노인에게 자리 양보를 잘 하지 않는다. 대신 노인이 불편해하는 기색이 보이면 경쟁하듯 자리를 양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인에 대한 배려는 의무가 아닌 선택이다. 


그렇기에 일본의 경우처럼 젊은이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배려를 갖추고 노인 역시 이를 당연히 받아들이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