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자식들이 버리고 도망가 3년간 찜질방서 지낸 88세 할머니

6명의 자식을 뒀음에도 자녀들의 방치로 인해 3년간 찜질방을 전전하는 88세 할머니의 사연을 소개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민준기 기자 = '부모 자식 사이는 천륜'이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하늘이 내려준 인연을 져버린 채 늙은 부모를 방치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최근 6명에 자식에게 버림받아 찜질방을 전전하던 88세 할머니의 사연이 재조명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식들에게 버려진 88세 새우등 할머니의 처절한 몸부림을 아시나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자식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무에서 누에를 치다 떨어져 허리가 새우등처럼 휘어진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평생을 자식을 위해 살았다. "가난을 대물림해서는 안 된다" 라며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화전을 일구는 등 험한 일을마다 하지 않았다.


평생을 자식을 뒷바라지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여섯 자식을 모두 키워냈다. 자식들을 위해 부동산, 현금 등 모든 재산을 자식들에게 나눠주는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던 것이라고는 부부의 집과 텃밭뿐이었다.


어느 날 둘째 딸과 둘째 아들이 찾아와 "땅을 사는데 자금이 부족하니 집과 텃밭을 팔아 돈을 마련해 주면 당신들의 노후를 편히 모시고 효도하겠다"고 말했다.


자식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노부부는 돈을 건넸다. 하지만 돌아온 건 차가운 홀대뿐이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자식의 배신으로 충격을 받은 할아버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지난 2015년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여섯 자식은 연락을 끊은 채 종적을 감췄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3년간 찜질방, 시설, 지인의 집을 전전하며 생명을 유지했다.


최근 노인학대 보호기관에 재입소한 할머니는 "자식들이 몰래 이사하고 전화번호도 바꿔버려 아들과 딸의 집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전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할머니는 자식을 잃은 슬픔과 깜깜한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하루 버틸 뿐이었다.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지난 1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노인학대 신고 건수는 무려 1만 6071건이다. 하루에 약 44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이다. 연도별 학대 신고 건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학대의 장소는 대부분 가정이었다. 전체의 84.9%가 가정 내에서 발생한 학대였다.


사랑하는 자식에게 학대를 당한 노인들의 가슴에는 시퍼런 멍이 남았다.


이처럼 노인 홀대 문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만큼 노인 학대 문제를 더 이상 가볍게 봐서는 안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