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더워졌다고 마스크 벗지 말아 주세요"...코로나 환자 1000명 돌본 대구 간호사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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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정재민 기자 = "아직 믿기 않아요. 돌아서니 처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접했을 때의 어려움과 힘듦, 퇴원하는 환자들이 늘어난 것에 대한 보람 등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요."


115일간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활동하던 대구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15일부터 정상 진료를 진행한다.


코로나19 최전선 한복판에서 1000명을 넘는 확진 환자를 돌본 의료 영웅들은 "아직 믿기지 않는다"며 남은 11명의 환자도 최선을 다하겠다. 가을 재유행을 대비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낮 더위가 30도를 훌쩍 넘긴 무더운 날씨 속에도 의료 영웅 한송이(40·여), 김보은(25·여), 이보림(24·여) 간호사는 레벨D 방호복을 입고 여전히 코로나19와의 끝나지 않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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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2월 말에서 3월 초 폭발적인 확산세로 휘청거렸다. 어느덧 3개월여가 지났고, 이제 대구동산병원에는 11명의 확진 환자만이 남았다.


이들에게 코로나19는 아직 두려운 존재였다. 김 간호사는 "아직까지 병실에 들어갈 때마다 조심하고 두려운 마음이 있다"고, 한 간호사는 "가족, 지인 등 정말 친한 사람조차도 조심해야 될 상황이란 걸 느꼈고 무서움을 넘어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대로 코로나19로 새로 느낀 것들도 많았다. 이 간호사는 "상황이 급변하고 당혹스러운 면도 많았지만 의사, 간호사 선생님과 계속 소통하고 가까워지면서 의지했다"며 "그러면서 동료애를 느낄 수 있었고 위로가 됐다"고 했다.


한 간호사는 "부족한 환경에서도 모든 스태프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봤다"며 "코로나19로 내게 가장 소중한 게 무엇인지, 놓치면 안 될 게 무엇인지, 인생의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공포였지만 한쪽으론 고마운 바이러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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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일간의 사투로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감도 상당했다. 한 간호사는 "점점 힘이 달린다고 느껴졌다. 정서적으로도 계속 공허한 느낌을 받았다"며 "어떻게 하면 잘 이길 수 있을지 긍정적인 방향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 간호사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혼자 숙소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시부모님과 남편에 감사하다"며 "엄마 없이도 건강하게 잘 지내는 삼남매가 엄마를 자랑스러워해서 행복하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구호품이나 국민의 응원을 받을 때면 이렇게 우리를 채워주시는구나 하고 힘이 됐다"며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도 많이 깨달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퇴원환자를 보면서 힘을 얻었다. 이 간호사는 "처음에 거의 의식이 없고 대화도 안 통했던 분이 계셨는데 치료로 점점 좋아지면서 눈도 마주치고 고개도 끄덕이는 모습에 감동했다. 그런 사소한 부분이 오히려 더 크게 다가왔다"며 "한 달간 치료 후에 퇴원하셨을 때의 뿌듯함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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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정세에 돌입한 대구와 달리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일 5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들은 '가장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 간호사는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서울에서도 클럽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거리에 붙어 있었던 것이 컸다"며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안 낀 분들이 종종 있다. 자기를 보호하는 것도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간호사는 "돌아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 전반적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활동을 거의 안 했을 때가 가장 감염률이 낮았다"며 "개인 스스로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방역당국의 지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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