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친구들이 유행 다 지난 '롱패딩' 입냐며 '패딩 거지'라 막말합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의복을 입는다는 것은 실용에 가깝지만, 사실 '패션'은 심미에 더 맞닿아있다.


매년 새로운 패션 아이템과 유행이 떠오르고, 사람들은 그 산업 앞에서 자신의 취향을 의탁한다.


올해 겨울 패딩 패션의 힛 아이템은 '숏패딩'이다. 지난해를 휩쓸었던 롱패딩 열풍이 잠잠해진 것이다.


실제 거리에 나가보면 '신상' 숏패딩을 입은 이들이 넘쳐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나무액터스


무릎을 넘어 발목까지 오는 따스한 롱패딩에서 골반을 겨우 덮는 숏패딩으로 갈아탄(?) 패피들에게는 추위도 강력한 적이 되지 못한다.


문제는 유행에 민감한 10대 청소년들이 전혀 다른 패딩 스타일을 두고 '인싸'와 '아싸'를 가리는 데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롱패딩을 입었다고 유행에 뒤처진다며 놀림 아닌 놀림을 당한다는 중고생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한 중학생 누리꾼은 "오늘 너무 추워서 롱패딩을 꺼내 입고 갔는데 반에서 노는 애들이 몰려와서 '언제 적 롱패딩'이냐며 비웃고 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 같은 현상에 공감을 표하는 피해자들은 댓글을 통해 "나도 저래서 추운데 롱패딩 못 입는 중", "안 그래도 패딩 비싼데 또 사야 되나 고민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제품이나 거주 환경을 두고 서로를 편가르는 일이 범람하고 있다.


'월거지, 전거지, 이백충, 삼백충' 등 가정 경제 상황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거나 '아이폰 11'을 쓰지 않는 친구를 '폰거지'라 부르는 것이 그 예다.


롱패딩을 입는다고 '패딩 거지'라고 친구를 비하하는 표현까지 생겨난 것을 보면 10대들 사이 '비하'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의문의 일승'


어쩌면 이는 어른들의 잘못인지도 모른다. 거주하는 지역이나 아파트 브랜드를 따지며 편을 가르고, '맘충', '틀딱충', '김치녀', '한남'이란 비하 용어를 쓰는 어른들부터 반성할 일이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라는 말처럼 아이들의 비하적 표현을 막기 위해서는 성인들부터 편견 없는 시각과 태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편 최근 우리 사회의 중요 화두로 떠오른 이러한 혐오 표현은 현행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 등의 혐오 표현 규제에 비해 그 처벌 기준이 애매해 지난해 두 건의 혐오 표현 규제 법안이 발의되는 등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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