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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으로 죽어가던 친척이 '강아지 구충제' 먹고 기적처럼 회복됐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을 먹고 증세가 호전됐다는 암 환자들이 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팬벤다졸의 항암 효과를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논란은 미국에서 한 남성이 강아지 구충제로 사용됐던 '팬벤다졸'을 복용한 후 암세포가 사라졌다는 영상을 공개하면서부터다. 


의학계 및 보건 당국에서는 복용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죽음을 앞둔 암 환자들은 셀프 임상 실험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펜벤다졸을 복용한 친척의 병세가 완화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사연을 공개한 A씨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의 이종사촌은 폐암 말기로 임종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사람을 못 알아보고 숨소리까지 거칠어진 상태였다. 그러던 중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고 펜벤다졸을 복용했다. 


그 후 친척의 병세는 호전되기 시작했다.


A씨는 "얼마 뒤 연락이 와서 병원을 가보니 걸어 다니시고 식사도 조금 할 정도다"라며 "병원 의사도 폐가 20~30% 정도 호전됐다고 한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펜벤다졸 복용 후 암 환자의 증세가 호전됐다는 사례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대한암학회는 암 환자가 펜벤다졸 복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펜벤다졸의 항암효과는 사람이 아닌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한 연구결과"라며 "사람에게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의약품은 이미 허가되어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펜벤다졸을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했을 때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식약처의 대처가 다소 아쉽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펜벤다졸 복용 환자들은 암으로 인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곧 죽을 것이라는 판정을 받은 암 환자들에게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실험 결과가 없으니 복용하지 말라는 식약처의 발표는 설득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인사이트펜벤다졸 복용 후 암 증세가 호전됐다고 밝힌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 / Facebook '김철민'


이미 해외에서는 펜벤다졸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가진 '메벤다졸'에 대한 암 환자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메벤다졸은 사람용 구충제로 사용되는 약이다. 


미국의 존스홉킨스대학을 비롯해 영국과 이집트, 스웨덴 등에서 메벤다졸의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고 일부 임상실험에는 얀센과 레포스파마 등 유명 제약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특히 존스홉킨스대학은 미국과 중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메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인사이트Facebook '김철민'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서 메벤다졸의 항암 효과에 대한 많은 데이터가 쌓였음에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실험이 적은 까닭은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값이 비싼 다른 항암제와 달리 메벤다졸은 가격이 저렴해 제약사에서 개발을 하려고 해도 수익성이 떨어져 투자를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식약처 및 정부가 나서 메벤다졸을 이용한 항암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암 환자들과 가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TO)에 구충제를 보급하는 국내 제약사 신풍제약이 메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한 임상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루빨리 효과적인 항암제가 개발돼 암 환자들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해야 하는 날이 사라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