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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강아지 공장'에서 새끼만 낳다가 늙었다고 버려진 순진이

순진이는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픈 몸으로 강아지 번식 공장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다 출산 능력이 떨어지자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인사이트해피빈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엄마 순진이는 자신을 닮은 예쁜 아이들을 낳은 기쁨도 잠시, 아이들을 또다시 머나먼 곳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힘들고 고통스럽게 아이를 낳을 때마다 순진이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과 생이별을 당하며 가슴이 찢기는 듯한 고통을 느껴야 했다.


6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러도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출산의 고통과 이별의 아픔은 구조되기 전, 올해 여름까지 지속됐다.


지난달 24일 네이버 기부 포털 '해피빈'에는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의 이기가 만든 '번식공장'에서 학대당하다 버려진 순진이의 슬픈 사연이 올라왔다.


인사이트해피빈


사연에 따르면 순진이는 살이 익을 듯한 뜨거운 여름날 번식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번식공장에서 버려져 이리저리 떠돌다 지난달 7일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에 의해 구조됐다.


순진이는 무려 6년 동안 번식공장의 뜬 장에서 지냈다.


그곳은 공기가 제대로 통하지 않아 지독한 배변 냄새가 가득 찼고 낮과 밤도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컴컴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순진이는 오랜 세월 동안 끊임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해야 했다.


인사이트Instagram 'with3859'


사람들의 돈 욕심에 이용당하던 순진이는 출산하는 아이의 수가 줄어들고서야 그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비록 배고프고 힘든 떠돌이 생활이었지만 순진이는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


이후 위드에 구조된 순진이는 한쪽 눈이 궤양으로 그 기능을 잃고 완전히 터져버린 상태였고 나머지 한쪽 눈에도 궤양이 생겨 있는 심각한 상태였다.


눈의 염증이 심해져 기능을 잃어갈 때도 순진이는 임신과 출산을 해야 했던 것이다.


인사이트Instagram 'with3859'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그렇게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야 했음에도 순진이는 사람들을 좋아하며 잘 따랐다.


뜬 장에 갇혀있던 오랜 세월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특히 순진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산책 시간이었다.


하지만 즐거운 산책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기쁨과 함께 순진이에게는 또 다른 시련이 닥쳤다.


순진이는 궤양으로 인한 심각한 안질환과 심장사상충, 자궁축농증을 앓고 있어 장기치료가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이가 많아 입양이 어려워 평생 쉼터에서 보호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인사이트해피빈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는 "안질환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이리저리 부딪히며 사는 게 안쓰럽다"라면서 "이 가여운 아이의 고단한 여행의 끝이 행복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오랜 시간 동안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삼켜야만 했던 순진이가 이제는 고통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행복한 웃음을 띨 수 있길 바란다.


한편 해피빈에서는 오는 2020년 1월 22일까지 작고 가냘픈 몸으로 힘든 치료를 견디고 또 견뎌야 하는 순진이에게 힘을 보태는 모금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모금은 순진이의 심장사상충·자궁축농증 치료비와 안구 적출·스케일링 및 발치 수술비 그리고 건강검진비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