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타고 다니던 주인 죽으면 산채로 무덤에 함께 묻혔던 로마제국의 '말'
크로아티아의 고고학자들이 두 마리의 말과 함께 매장된 로마 마차의 화석 유적을 발굴했다.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무려 1800년 전 로마제국의 말 유해가 발견됐다. 당시 귀족 주인이 죽자 함께 매장됐던 것으로 추정돼 고고학 역사의 놀라운 발견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크로아티아의 고고학자들이 두 마리의 말과 함께 매장된 로마 전차의 화석 유적을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빈코브치(Vinkovci) 시립 박물관과 자그레브 고고학 연구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한 유적은 1800여 년 전 고대 로마제국 시대의 귀족 가족무덤인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보다 부유층 귀족 주인과 함께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말 두 마리와 전차의 잔해가 그대로 보존돼 있어 이목을 끈다.
빈코브치 시립 박물관 큐레이터 보리스 크라토필(Boris Kratofil)은 "이 같은 매장 관습은 로마 시대 판노니아 남쪽의 예외적인 매장 의식이었다"면서 "판노니아 지방의 행정, 사회 및 경제생활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한 매우 부유한 귀족층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자그레브 고고학연구소 마르코 디즈다르(Marko Dizdar) 소장은 "크로아티아 고고학 역사상 가장 놀랍고 독특한 발견"이라고 평가하며 "발굴된 유적을 복원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몇 년 안에 1800년 전 로마 귀족의 삶과 전통 매장 방식 등을 조금 더 알게 될 것"이라 전했다.
이와 함께 "매장된 말 자체, 즉 다른 제국에서 온 말인지 등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전차는 기원전 1700년 경에 발명된 것으로 아시리아인, 이집트인, 히타이트인 등 고대 군대에서 가장 중요한 무기로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