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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몰래 편지 쓰는 막내 위해 생활관 '전등' 켜서 배려(?)해준 싸이코패스 고참

육군 한 병장이 새벽에 몰래 편지를 쓰는 후임병의 시력을 걱정해 생활관의 전등을 직접 켜줬다.

인사이트Facebook '대한민국 육군 (Republic of Korea Army)'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어두운 데서 그러면 눈 나빠져! 불 켜줄 테니 편안하게 편지 써"


생활관 내 모든 병사들이 잠자는 새벽 시간, 모포를 뒤집어쓴 채 몰래 편지를 쓰는 신병을 극진히 배려(?)한 선임병이 있다. 


후임병의 시력이 걱정됐던 그는 생활관의 전등을 직접 켜줬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역을 앞두고 막내 후임병을 배려해준 병장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 따르면 A씨는 며칠 전 새벽 불침번을 하다가 우연히 미세하게 빛이 새어 나오는 침상 하나를 발견했다.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최근 전입한 신병이 모포를 뒤집어쓰고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는 신병이 괜히 애처롭고 불쌍했다. 어두운 생활관에서 후임병이 더 편지를 수월하게 쓸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한참을 고민하던 A씨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렸다. 바로 생활관의 전등을 켜버리는 것이었다.


말년이라 눈치를 볼 선임병이 없었던 그는 아이디어를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몇몇 후임병이 인상을 찌푸리고 일어났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항의가 이어지자 막내를 팔아 후임병을 챙기는 마음씨를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일부 후임병에게는 막내의 고충을 외면하지 말라고 부탁도 했다.


시력이 망가질 수도 있는데 선임병이나 돼서 후임병을 챙기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신병도 그의 사랑에 감동한 듯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푸른거탑'


그러나 A씨는 다음 날 아침부터 중대장에게 주의를 받아야만 했다. 중대장은 괜히 막내가 다른 선임병에게 민폐를 끼쳐 눈치를 보게 했다고 질타했다.


A씨는 "내가 무엇을 잘못했느냐"며 "시력이 안 좋아질까봐 걱정돼 배려해줬을 뿐"이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 대부분은 A씨가 너무 짓궂다고 지적했다. 일부러 후임병이 욕을 먹게끔 한 거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A씨의 행동이 신입 병사의 잘못을 훈계하는 일환이었을 거라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막내를 훈계한다는 이유로 다른 병사들까지 괴롭게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자야할 시간에 자지 않고 '자체 연등'을 한 것은 잘못이기에 그 부분을 지적하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는 한 누리꾼의 의견이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