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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강아지 49재라고 제 결혼식을 못 온다는데 핑계일까요?"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친한 친구로부터 반려견의 49재를 지내야 해서 결혼식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없다면 결코 이해하지 못할 감정이 있다. 함께 사는 동물을 정말 '가족'으로 여기는 것이다. 

 

반려동물이 죽으면 장례를 치러주고, 일부는 49재까지 열어 추모하기도 한다. 그런데 죽은 동물을 추모해야 해서 친한 친구의 결혼식까지 못 간다는 친구가 있다면 어떨까.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려견 때문에 결혼식에 못 온다는 친구를 이해해야 할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얼마 전 한 친구에게 연락을 받았다. 한 달 정도 뒤 열리는 결혼식에 참석이 어려울 것 같다는 연락이었다. 


인사이트영화 '장난스런 키스'의 한 장면 / Facebook 'CJCGV'


그런데 그 이유가 특이했다. 최근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장례를 치르고 49재를 준비하고 있는데, 날짜가 마침 A씨의 결혼식과 겹친다는 것이다.  

 

A씨는 당황한 나머지 "마음 잘 추슬러"라고만 답장을 했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도저히 납득이 안됐다.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아도 "황당하다"는 얘기만 돌아왔다. 

 

그는 "제가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다"며 "강아지도 49재를 지내는지, 그것 때문에 친한 친구가 결혼을 하는데도 참석을 못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표했다. 


A씨의 글에 누리꾼 대부분은 친구의 말이 '핑계'라고 입을 모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49재를 챙겨도 친구 결혼식에 한 시간도 시간을 못 낸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것이었다. 


다른 누리꾼도 "정말 슬퍼서 못 가는 것이라면, 적어도 축의금을 따로 보내겠다는 언급이 있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A씨를 향해 공감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댓글도 일부 있었다.


친구가 단순히 49재를 이유로 결혼식에 못 오는 게 아니고, 큰 슬픔에 잠겨 어디를 나갈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누리꾼은 "다른 사람의 슬픔을 자기 기준으로 재단하면 안된다"며 "A씨가 친구를 이해하고 넘어가 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는 점점 일반적인 현상이 돼가고 있다. 친구보다 오히려 더 '나'와 함께 있는 반려견을 더 소중히 여기는 문화도 조금씩 생겨나는 추세다. 


개인의 선호와 행복이 더 중요해지는 요즘. '나'를 기준으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기보다는 타인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에 공감하는 쪽과 반려견을 떠나보낸 사람에 공감하는 양쪽에게 모두 그 생각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