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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땐 잠이 보약이다'던 엄마가 잠이 든 후 뇌출혈로 쓰러졌습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일한 어머니가 정년퇴직 직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성균관대 졸업생의 사연이 전해져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살맛납니다'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어느 날부터인가 "머리가 아프다"며 두통을 호소했던 어머니. 늘 건강했던 어머니이기에 가족들 모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어머니 역시 가족들에게 짐이 되긴 싫었을 터. 평소 아플 때마다 "잠이 보약이다"며 늦잠을 자곤 했던 어머니는 이날도 어김없이 잠을 택했다.


그런데 어머니가 너무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7일 페이스북 페이지 '성균관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평생 가족을 위해 일한 어머니가 정년퇴직 직후 뇌사 상태에 빠졌다는 졸업생 A씨의 사연이 게재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사연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답답할 정도로 착하게 살아왔다. 땅에 쓰레기 한 번 버린 적 없으며 운전할 때도 양보만 하는 그런 어머니였다.


명품을 사준다는 A씨에게도 매번 "자기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며 "2만원 넘는 옷은 안 입는다"고 거절했던 어머니다.


그렇게 가족만 생각하며 일만 해온 어머니. 최근 정년퇴직을 하고 늦게나마 친구들과 여행이라도 가려던 때, 어머니에게는 물론 A씨 가족 모두에게 비극이 찾아왔다.


잠을 자던 중 뇌출혈이 발생했고, 병원으로 급히 옮겼지만 뇌사 상태 즉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병원에서는 이미 뇌에 피가 많이 고여 수술도 불가능하고, 호흡기와 승압제에 의존한 채 여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환하게 웃는 어머니 모습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A씨는 "오늘 아침에 씻으러 집에 잠깐 갔는데 엄마가 개다만 빨래들이며, 책상 위에 있는 물건들을 보니 '저걸 치워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무섭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엄마 목소리를 들은 지 좀 됐는데, 그마저도 짜증을 냈다"며 미안한 행동만 했던 자신을 탓하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 2TV '고백부부'


어머니가 깨어날 수만 있다면 어떤 수술도 강행하겠지만, 손 쓸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A씨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A씨는 "모두 가족들 건강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혼자 앓지 말고 병원 가시라고 전해주세요"라며 "서른 되기 전에 엄마를 보내려고 하니 너무 실감이 안 납니다"라고 글을 마쳤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A씨에게 지어진 너무나 무거운 짐.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그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기가 힘든지 "기적이 있길 바란다"는 짧은 댓글만 남길 뿐이다.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래는 A씨가 어머니에게 전하고 싶은 말의 일부다.


엄마 밥 한 번 더 먹어보고 싶고, 엄마 안마라도 한 번 더 해드리고 싶고, 엄마랑 놀러라도 한 번 더 가보고 싶은데... 


저도 늘 누군가에게서 들었던 말이지만 있을 때 잘하라고 했는데 그 있을 때가 이렇게 빠른지 몰랐네요.


엄마 두통은 며칠 전부터 조금 있었는데 가족으로서 가볍게 본 게 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자꾸 미안한 일들만 생각나서 너무 불쌍해요. 기적이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