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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복귀로 우울했는데, KTX 같이 탄 중년 아저씨에게 '용돈' 5만원을 받았습니다"

지난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한 군인이 부대로 복귀하는 KTX 열차 안에서 겪었던 사연이 공개돼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상큼한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다는 생각에 침울해있던 한 군인이 중년의 아저씨에게 뜻밖의 감동을 받았다.


지난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군대나무숲'에는 휴가 복귀 중이었던 군인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A씨는 "오늘 되게 감사한 일이 있었다"라며 자신이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천천히 풀어 놓았다. 


사연에 따르면 열차에 오른 A씨에게 한 중년 남성이 다가와 A씨가 쓰고 있던 베레모를 빌려달라고 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는 '음 뭐지?'라는 생각을 하며 베레모를 빌려줬고, 베레모를 받아 든 아저씨는 사진 한 장만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사진까지 찍어준 A씨. 그는 "사진 찍어드리니깐 바로 가족들한테 자랑하시던데 좀 흐뭇했다"며 당시 기분을 전했다. 


이 같은 우연한 만남은 자연스레 대화로 이어졌다. 아저씨와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루하지 않게 부대로 가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얼마나 갔을까. 열차는 아저씨의 목적지에 도착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아저씨는 내리기 전에 A씨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러면서 "군인들 항상 응원한다. 조금만 고생하라"라는 덕담과 함께 용돈 5만원을 줬다.


A씨는 "엄청 당황해서 '괜찮아요. 월급 많아서 괜찮아요'라고 했는데 '아들 생각나서 주는 거'라며 제 손을 잡고 꼭 쥐어주셨다"고 전했다. 


큰 감동을 느낀 A씨는 "아직도 이렇게 따뜻하신 분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해서 이렇게 글 남긴다"라고 덧붙였다.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일인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군인 및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순안 공항에서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마지막으로 "그분 덕에 남은 군 생활 조금 더 힘내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글을 마쳤다. 


분단된 조국을 지키기 위해 '비자발적'으로 징집돼 군대로 향하는 20대 청년들. 우리는 아직 그런 젊은 영웅들을 대우하고, 희생에 보답하는 데 인색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젊은이들도 군대에 '끌려간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그럼에도 대다수 젊은이가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건 위와 같은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