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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산불에 새까맣게 그을린 고양이는 사람을 보자 "야옹" 울며 다가왔다

화마가 휩쓸고 간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한 경동대학교 뒷마당에서 등이 검게 타버린 고양이가 홀로 떠돌고 있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박선우 씨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강원도 고성에서 시작한 산불은 강풍 탓에 속초와 인제, 강릉까지 빠르게 번졌다.


주택과 비닐하우스, 건물 등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모두 불에 타버렸고, 주민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순식간에 불이 옮겨붙어 손쓸 수 없었을 테다. 결국 이 산불로 고성과 속초 주민들은 삶의 터전부터 그곳에서의 추억 등을 모두 잃게 됐다.


이는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6일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한 박선우 씨가 제보해온 사진에 따르면 미처 불길을 피하지 못한 고양이가 심한 화재를 입은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박선우 씨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경동대학교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견된 고양이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고통스러워 보인다.


등은 화마에 다 타버려 검게 그을린 상태였고 꼬리는 힘 없이 축 처져 있다. 뜨거운 물에 살짝만 닿아도 따가운데,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


심하게 화상을 입은 탓에 고양이도 자신의 아픔을 누군가에게라도 알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던 고양이는 박씨가 부르자 서서히 곁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박선우 씨


고양이는 박씨에게 '야옹'하는 소리와 함께 계속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너무 아파요. 도와주세요"라고 말을 하는 것만 같았다고 한다.


실제로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던 박씨는 속상한 마음에 고양이를 치료해주고자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기 고양이는 사람의 손길이 아직은 어색한 것인지 이내 몸을 숨겨버렸다고 한다. 


검게 그을린 채로 학교 뒷마당을 떠도는 녀석의 모습에서 이 산불이 말 못 하는 동물들에게도 큰 재난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불길을 피하려 죽기 살기로 도망치고, 뛰어다녔을 녀석. 녀석이 느꼈을 두려움을 감히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