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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갔던 치매 할아버지가 '단팥빵'과 '파스' 주머니에 소중히 넣은 채 귀가한 이유

아픈 몸에 치매까지 걸려 기억이 점차 흐려지고 있는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향한 마음만큼은 누구보다도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인사이트

MBN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 소나무'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불편한 몸에 치매까지 걸려 기억이 희미해져 가지만 아내에 대한 사랑만은 식지 않은 한 할아버지의 사연이 소개돼 훈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파를 탄 MBN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 소나무'는 한 노부부의 아름다운 삶을 조명했다.


화면 속에 비친 노부부는 각자가 불편한 몸을 지니고 있었다. 할머니는 다리 한 쪽을 잃어 거동이 쉽지 않고, 할아버지는 눈이 아픈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기억이 점차 지워지고 있다. 할머니가 없으면 홀로 소변도 처리하지 못할 만큼 치매 증세가 심했다.


그런데도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필요로 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MBN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 소나무'


이날 방송에서 외출하고 집으로 돌아온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보자마자 주머니에서 파스를 꺼내 건넸다.


"당신 다리 아플까 봐 파스 사 왔어"


꾸깃꾸깃해진 파스를 건넨 할아버지는 이내 부스럭거리며 다시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단팥빵'이었다.  


파스와 빵을 받아든 할머니는 "고마워요. 내가 잘 먹을게. 나 단팥빵 좋아한다고 단팥빵을 사 왔네. 우리 영감 최고, 최고야"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희미해지는 기억 속에서도 자신을 위해 파스와 빵을 사온 할아버지에게 얼마나 큰 감동을 느꼈을까. 


인사이트


인사이트MBN '소중한 나눔 무한 행복 - 소나무'


한 개의 단팥빵을 사이좋게 나눠 반쪽을 할아버지 손에 쥐여준 할머니는 "당신이 이렇게 사다 주니까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잘 먹을게요"라며 펑펑 눈물을 쏟았다.


할아버지는 "꼭꼭 씹어 먹어요"라며 할머니의 아픈 무릎을 어루만졌다.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몸은 병들어 아픈 상황에서도 할머니의 소망은 소박하기만 하다. 할머니는 그저 남은 세상 둘이서 그저 건강하게, 더도 덜도 말고 이대로만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 남편은 이렇게 눈이 나쁘니까 내가 눈이 되어주고, 또 나는 다리가 안 좋으니까 남편에게 의지하고"라는 할머니. 


할머니가 오늘도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는 이유다. 


Naver TV 'MBN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