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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육류 입에도 안 대고 채소만 먹다 세상 떠난 '고기 극혐러' 사자

사람 손에서 자라며 육류는 입에도 대지 않고 초식동물들과 친구로 지내다 생을 마감한 사자가 있어 눈길을 끌었다.

gettyimagesBank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현경 기자 = 밀림의 왕으로 불리며 생태계 '먹이 피라미드' 최상위에 군림하는 포식자 사자.


대표적인 육식동물로 알려진 사자지만, 초식동물과 함께 어울려 지내며 한평생 육식을 거부한 사자의 사연이 알려져 누리꾼을 놀라게 했다.


몇 해 전 EBS '지식채널e'는 사람의 손에서 자라며 육류를 입에도 대지 않은 암사자 타이크(Tyke)의 일생을 소개했다.


타이크는 1946년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났지만, 이내 어미 품에서 떨어져 사람에게 맡겨졌다.


인사이트This Bug's Life


어미 사자는 동물원에 잡혀 온 뒤 인간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으로 앞서 낳은 네 마리의 새끼를 모두 물어 죽였고, 막내인 타이크마저 죽을까 우려한 동물원 직원들이 격리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후 타이크는 워싱턴주 히든 밸리의 한 농장에 맡겨져 웨스트보(Westbeau) 부부에 의해 사육됐다.


웨스트보 부부는 타이크가 어느 정도 자라자 이유식을 끊고 신선한 고기를 먹이려 시도했지만, 타이크는 고기를 전혀 입에 대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피 냄새를 맡고는 우유까지 전부 토해내며 격렬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findagrave


이후에도 웨스트보 부부는 타이크에게 고기를 먹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타이크는 연간 약 2,400kg의 육류를 소비하는 다른 사자들과 달리 죽을 때까지 우유와 곡물, 달걀만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크의 이와 같은 독특한 특성은 다른 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고양이, 당나귀, 양, 병아리 등 자신보다 몸집이 작고 사냥 능력이 없는 초식동물을 먹잇감으로 삼는 여느 사자와 달리 타이크는 이들과 어울려 놀며 함께 산책했다.


인사이트This Bug's Life


또한 동네 아이들이 수시로 괴롭혀도 단 한 번도 이빨을 드러내지 않은 온순한 성격을 지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홉 살이 되던 해, 폐렴에 걸린 타이크는 죽음을 직감한 듯 목장의 넓은 초원 한가운데 누운 채 생을 마감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한평생 피 한 방울 입에 대지 않고 평화로운 삶을 살다 떠난 사자 타이크.


이 특별한 이야기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동물에게도 단순한 본능만이 아닌 인간 못지않은 감정과 공감 능력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