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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에서 내린 손님이 지갑 속 돈 다 주고 내리자 택시기사가 한 행동

택시기사는 지갑 속 돈을 모두 '팁'으로 주고 내린 손님을 보고 순간 많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상속자들'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어차피 죽을 건데 돈이 무슨 소용이야...'


한 남성은 죽기 직전 자신의 지갑 속 현금을 모두 택시기사에게 '팁'으로 줬다.


그것은 그가 마지막으로 타인에게 베풀 수 있는 호의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내가 한강에서 자살하려다 실패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불편한 동행'


글쓴이가 털어놓은 자신의 이야기는 이러했다. 5년 전, 우울증을 심하게 앓아 집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던 A씨는 결국 자살을 결심한다.


새벽에 택시를 타고 집을 나선 A씨는 택시기사에게 마포대교로 가달라고 말했다.


거긴 왜 가냐고 묻는 기사의 말에 A씨는 "그냥... 사진 찍으러가요"라고 대충 얼버무렸다.


도착했을 때 택시비는 1만3천원정도였다. 하지만 A씨는 지갑에 있는 돈을 모두 탈탈 털어 기사에게 '팁'이라는 명목으로 건넸다.


택시가 떠난 뒤 A씨는 그제야 한강을 내려다보며 엉엉 울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조작'


그렇게 30분 정도 울었을까. A씨는 끝내 신발을 벗은 채 난간에 매달렸다. 그 상태로 한숨을 한번 푹 내쉬었다.


그리고 난간을 잡고 있던, 아니 세상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렸다.


정말 끝난 줄만 알았던 삶이었다. 그런데 눈이 떠졌다. 힘겹게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응급실이었다.


A씨의 눈앞에는 마지막으로 봤던 그 택시기사가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조작'


경찰이 말하기를 A씨의 행동을 의심한 택시기사가 그곳에 다시 돌아왔고 A씨가 매달려 있던 모습을 봤다고 한다.


이를 본 택시기사가 먼발치서 119에 신고한 덕분에 A씨는 구조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택시기사는 자신이 받았던 팁을 다 돌려준 것도 모자라 이날 병원비까지 다 내줬다.


병원을 나오면서 택시기사는 A씨에게 넌지시 말했다. 


"힘들어도 꾹 참고 열심히 살어. 젊은 친구가 죽긴 왜 죽어"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지붕 뚫고 하이킥'


이 말을 들은 A씨는 또다시 그 자리에서 오열하고 말았다.


그날 이후 A씨의 삶은 많이 변했다. 의욕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던 그는 공장에 다니면서 열심히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벅찰 정도로 힘든 날이 종종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A씨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


"아저씨, 오늘 진짜 힘들었어요. 그러니까 이따 퇴근하고 소주 한 잔만 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