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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과 간부의 괴롭힘에 목숨을 끊은 제 아들을 저는 더 이상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습니다"

선임병·간부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던 병사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사이트청와대 청원게시판


[인사이트] 황기현 기자 = 선임병·간부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던 병사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병사의 유가족은 억울함과 함께 강력한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6일 A일병의 친척 B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군입대6개월만에 동생이 주검으로 돌아왔습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B씨에 따르면 A일병은 고려대학교 영문학과에 재학 중 공군에 입대해 20 전투비행단으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그러나 사회에서 똑똑하고 인정받던 A일병의 모습은 군에서 차차 사라져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4개월 먼저 입대한 선임병 C씨와 B소위가 지속적으로 괴롭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A일병에게 인격 모독적인 발언과 언어폭력, 잦은 야근지시, 과중한 업무 등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하루에도 몇 차례나 꾸중하며 압박했다.


견디다 못한 A일병은 '부대의 어머니'로 불리는 주임원사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주임원사는 "간부가 시키는 일은 무조건 해야한다"며 방관했다고 B씨는 주장했다.


B씨는 "하나뿐인 외아들을 떠나보낸 저희 고모는 먹고, 자는 일상생활도 힘들 만큼 무너지고 한 가정이 파탄에 이르렀다"면서 "가해자들은 평소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강 상병과 윤 소위의 괴롭힘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 동료 병사들의 증언에 의해 뒷받침됐음에도 '징계'만으로 이 모든 상황이 종결된다고 한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또 "유가족은 나라의 부름을 받고 하나뿐인 아들을 군에 보냈을 때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온전히 돌아오길 바랐을 뿐"이라며 "아들의 전화 한 통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추운 겨울에는 지독한 감기에 걸리진 않을지, 고된 훈련으로 아픈 곳은 없는지 걱정하고 제대할 날만 손꼽으며 노심초사 기도했던 저희 고모는 이제 더 이상 자식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 만질 수도 볼 수도 없게 됐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처럼 울분을 토한 B씨가 원한 것은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이었다. 이번 사건을 일벌백계해 더는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B씨는 "가해자가 보직해임이나 감봉 등 단순한 징계가 아닌 근본적인 대책과 군법으로 처벌을 받아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안타까운 이야기를 접한 인사이트는 20 전투비행단에 연락해 해당 사건의 진행 상황을 물었다.


이에 대해 비행단 측은 "해당 사건은 현재 수사 중에 있다"면서 "징계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