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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은 봐도 모를 경상도 '여탕'에만 있었다는 '자동 때밀이 기계'

경상도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는 여탕 전용 자동 때밀이 기계를 소개한다.

인사이트Twitter 'ehfdkdhk012'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산다는 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조금 하찮다고 느낄지는 모르겠으나 때를 미는 순간이 여기에 포함된다.


뜨거운 물 속에서 한참이나 몸을 불리고 있어야 할 때, 미느라 땀을 뻘뻘 흘려야 할 때, 밀리는 부분에 불가항력적으로 고통이 수반될 때. 모든 과정이 '현타'다.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왜 인간이 이런 수고로움을 감내해야 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사실, 가만히 몸을 대고만 있어도 때를 밀어주는 자동화 기계가 과거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아는가.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바로 이 '자동 때밀이 기계'를 소개하는 글과 사진이 공유되며 누리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속 때밀이 기계는 다소 단순한 모양새다. 네모난 철제 박스 상단부에 때수건으로 덮인 동그란 부분이 있다. 양옆에는 사람이 붙잡고 있을 수 있는 손잡이가 달렸다.


인사이트네이버 웹툰 '여탕 보고서'


기계를 사용해 본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사용법은 이렇다. 


기계 버튼을 누르면 동그란 부분이 회전하면서 자동으로 때를 밀어준다. 가만히 몸을 대고만 있어도 때가 쉽게 밀려 굉장히 인기가 많았다고.


한창 유행하던 시절에는 기계를 차지하려던 경쟁이 매우 치열해 기계 앞에 줄이 세워지기도 했다.


이용하는 이들 중 몇몇은 등밀이용인 이 기계로 팔다리, 배 등 몸 전체를 밀려고 해 민망한 자세를 연출하곤 했다. 또 때로는 기계에 비누를 발라 전신 비누칠용으로도 쓰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기계는 경상도 지방 목욕탕에 많았으며,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는 기계가 부산 사상구에서 처음 발명됐기 때문.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기계는 남탕보다는 여탕에 많았다. 여탕에서 때밀이 기계는 그야말로 아이돌과 같은 위치였다. 그 중독성 덕분이었다.


인사이트tvN '수요미식회'


그런데 요즈음 목욕탕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어째서 사라진 것일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위생상 문제가 제일 컸다.


피부병이 있는 사람이 이 기계를 이용하면서 서로서로 피부병을 옮고 옮기는 일이 빈번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밖에 기존 세신사의 일자리 문제도 있었고 항간에는 감전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문도 떠돌았다.


아무튼 편하긴 정말 편했던 이 '자동 때밀이 기계'.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게 뭐냐"는 반응과 "이게 없는데 어떻게 등을 밀었냐"는 반응으로 갈리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