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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저를 괴롭힌 일진의 '대기업' 최종면접을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한 누리꾼은 10여 년 전 학교에서 자신을 매일 괴롭히던 일진의 대기업 입사를 막은 사연을 공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누군가에게는 희미해진 기억이지만 한 소년에게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지 않는 상처였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학창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의 대기업 입사를 막았다는 누리꾼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은 이러하다. 누리꾼 A씨는 학창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이 C 대기업 최종면접까지 올라갔다는 소식을 전해 듣게 됐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A씨는 온몸이 바르르 떨렸다.


"나는 그 녀석한테 맞아서 일주일 넘게 누워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러고도 걔는 창창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는 건 너무 불공평하지 않아?"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CN '구해줘'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A씨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그때 A씨는 자신의 먼 친척이 C 대기업 인사과에 근무했었다는 사실이 불현듯 떠올랐다.


얼굴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먼 친척이지만 A씨는 수소문을 해서 친척 어른을 찾아갔다.


친척 어른을 보자마자 A씨는 그만 참았던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그는 소리 내 울면서 간절하게 부탁했다.


"중학교 때 저를 생사가 오갈 정도로 두들겨 팬 녀석이 C 대기업 최종면접까지 올라갔습니다...그 녀석만은 절대로 잘 먹고 잘살게 둘 수가 없어요"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자초지종을 들은 친척 어른은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내가 떨어뜨릴 수는 없네만, '투서'를 써보는 게 어떻겠나?"라며 종이 한장과 펜을 건넸다.


A씨는 학창시절 받았던 고통을 떠올리며 그간의 설움을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아 써 내려갔다.


그렇게 친척 어른은 A씨의 투서를 받고 그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A씨의 투서가 효과가 있었던 걸까. 그 일진은 대기업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이후 A씨는 일부러 이 사실을 지인에게 말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A씨 때문에 최종면접에서 떨어지게 된 그 녀석이 상황을 알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 녀석은 노발대발하며 부모와 함께 A씨의 집을 찾아왔고 갖은 욕을 날렸다.


A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난 그 녀석 앞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을 다 내뱉었다.


"나는 너 때문에 죽고 싶었는데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내가 널 잘 살게 보고만 있어야 해? 난 네 소식이 들리면 사돈의 팔촌까지 동원해서라도 네 앞길을 막을 거야"


A씨의 사연을 본 누리꾼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 "가해자는 뿌린 대로 거둔 것", "애초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았어야지" 등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위로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천 번을 불러도'


이렇듯 A씨를 비롯한 청소년기 학교폭력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또래에게 당한 폭력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를 제때 치유하지 못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전한다.


한편 지난달 8일 부산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도 생전 학급에서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