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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필요한 '약' 개발 위해 산채로 '파란 피' 뽑히다 죽는 투구게

파란피를 가진데다 독특한 외모로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투구게가 멸종 위기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인사이트Facebook 'ScienceNaturePage'


[인사이트] 진민경 기자 = 매년 수십만 마리의 '투구게'가 제약회사 연구실에서 채혈 당하다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사이언스네이쳐페이지'에는 투구게가 백신 등 의약품 개발을 위해 채혈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 속 일반적인 '게'와 비교해 크기부터 남다른 투구게는 수억 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


또한 녀석은 독특한 외모뿐만 아니라 '푸른 피'로도 많은 과학자의 관심을 받는 존재다.


보통 '혈액' 하면 붉은색을 띠기 마련인데 투구게는 푸른색 피를 가지고 있는 것.


인사이트Facebook 'ScienceNaturePage'


그 이유는 투구게의 혈액 속에 헤모글로빈 대신 구리를 기반으로 하는 '헤모시아닌'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헤모글로빈의 경우 산소와 만나면 붉게 보이지만, 헤모시아닌은 푸른색으로 보이게 한다.


게다가 투구게의 푸른 피는 박테리아에 노출될 경우 해당 부분이 응고해 버리는데, 이는 다른 생물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질병 방어 수단이다.


이런 신비한 능력 덕에 투구게의 피는 3.7리터당 한화 기준 약 6,685만 원 정도 가치가 있다.


과학자들이 투구게 혈액의 특성을 이용해 대상 물질 속 세균성 독소 존재 유무를 판단해내는 'LAL(Limulus amebocyte lysate)' 검사법을 고안하면서, 전 세계 거대 제약사들이 해당 검사법을 통해 약물 오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Facebook 'ScienceNaturePage'


그런 탓에 매년 약 60만 마리의 투구게가 제약회사 연구실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녀석들은 하루에서 사흘에 걸쳐 몸속 30%의 혈액을 채혈된 뒤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는데 이들 중 10%는 채혈 과정에서 이미 죽는다.


여기에 채혈을 당한 암컷 투구게가 자연으로 돌아가서도 짝짓기에 성공할 확률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전체 종족 보존에도 치명적인 상황이다.


실제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멸종 위험 야생생물 명단인 '레드리스트'를 통해 투구게가 현재 '위기 근접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에 과학자들이 투구게를 대체할 대안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벌써 수십년간 인간을 위해 희생해온 투구게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