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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에 독립운동가 공적 가로챈 '가짜 독립운동가'가 묻혀 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원에 친일파, 가짜 독립운동가들이 잠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이트EBS 1TV '다큐시선'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국립묘지, 이곳은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숭고한 삶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우리는 사후 이들의 시신을 안장하고 관리하고 기억하는 것으로 감사함을 전한다.


누구나 올 수 있지만 아무도 잠들지 못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국립묘지에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의 공적을 가로챈 인물이 수십 년 째 묻혀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인사이트EBS 1TV '다큐시선'


오늘(27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될 EBS 1TV '다큐시선'에서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국립묘지에 얽힌 기막힌 사연들이 전파를 탄다.


이날 제작진에게 한 남성이 찾아왔다. 그는 독립운동가 김진성의 자녀 김세걸(71)씨로, 김씨는 아버지가 안장된 국립묘지를 찾을 때마다 화가 치밀어오른다고 했다.


그 옆으로 '가짜 독립운동가'가 벌써 38년째 묻혀 있기 때문.


김씨가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건 1998년이었다. 당시 김씨는 국가보훈처에 가짜 독립운동가 김정수가 안장돼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EBS 1TV '다큐시선'


실제 조사해본 결과 애국지사묘역 181번 자리에 잠들어있는 김정수는 독립운동가 김정범의 공적을 가로챈 행적이 있었다.


심지어 1968년부터 2015년까지 독립운동가 행세를 하며 보훈연금 등 각종 혜택까지 챙겼다.


당시 김정수가 받은 서훈은 유관순 열사와 동일한 독립장(3등급)이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던 국가보훈처는 '가짜 의혹'이 제기된 20년 만인 올해 8월 15일 드디어 김정수의 서훈을 취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파묘되지 않고 진짜 조국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애국지사들과 같은 땅에 묻혀있다.


인사이트EBS 1TV '다큐시선'


더 큰 문제는 국립묘지에 친일파들도 잠들어있다는 것이다.


국가보훈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대통령 소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 행위를 했다고 판단한 사람 가운데 11명이 현충원에 안장돼있다.


여기에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친일인사까지 합치면 현충원에 안장된 친일파는 63명(서울 37명·대전 26명)에 달한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모시는 현충원에 나라를 위기에 몰아넣은 '친일파'가 묻혀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


인사이트1921년 임시정부 요원들 / 한국학중앙연구원


반면 백범 김구, 유관순 열사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는 효창공원, 망우리 공동묘지 등에 안장돼있다.


아직 흔적조차 찾지 못한 독립운동가의 유해도 많다. 2018년 7월 기준 국립묘지에 잠들지 못한 독립운동가 묘소는 총 3419기로 파악되고 있다.


독립유공자 후손과 시민단체 등이 힘을 합쳐 이 같은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날 EBS '다큐시선' 제작진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국립묘지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는 동시에 국가유공자 대우에 인색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