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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터널 선샤인' 속 '기억 조작'이 현실이 된다

미국 연구진이 달팽이를 상대로 한 기억 이식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사이트영화 '이터널 선샤인'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누구나 잊고 싶은 기억이 하나쯤 있을 것이다. 지워지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그 기억은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고는 한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주인공이 지독한 이별의 아픔을 지우기 위해 옛 연인과의 기억을 삭제하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가슴 시린 멜로 영화는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지만 사실 이러한 '기억 조작'이 현실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가까운 미래에 '이터널 선샤인'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한 연구진은 군소갯민숭달팽이를 대상으로 '기억 이식 실험'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인사이트영화 '이터널 선샤인'


이들은 유전정보전달물질인 RNA(Ribo Nucleic Acid)를 A 달팽이에서 B 달팽이로 주입했더니, 원래의 A가 가진 기억이 B에게 그대로 전해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A에게 RNA를 주입하고 특정 자극을 방어하도록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다.


반면 B에게는 RNA 주입도, 훈련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그 뒤 A의 RNA를 B에게 주입했더니 B가 마치 과거에 A와 같은 훈련을 받았던 것처럼 특정 자극을 똑같이 방어했다. 


인사이트gettyimagesBank


이는 RNA에 '기억'이 저장되며, 기억이 저장된 RNA를 다른 개체에 넣으면 그 기억이 그대로 이식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다. 


또한 그간 학계에서는 기억이라는 것이 뇌의 시냅시스에 저장된다고 믿어왔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기억이 시냅시스가 아닌 RNA에 저장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학의 데이비드 글랜즈먼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기억을 입히는 '기억 조작'이 가능하다는 건, 다른 종류의 '기억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나 가능해 보였던 일이 현실이 되는 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신의 기억을 바꾸려 들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