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똑같은 '백반증' 앓는 강아지와 한눈에 사랑에 빠진 소년

(좌) Daily Mail, (우) Niki

[인사이트] 김나영 기자 = 같은 희귀병을 앓고 있는 소년과 강아지의 특별한 우정이 전세계인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다.

지난 2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자신과 똑같이 몸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백반증'을 앓고 있는 강아지에게 첫눈에 반한 어린 소년의 이야기를 전했다.

미국 알칸사스(Arkansas)에 살고있는 8살 소년 카터 블랜차드(Carter Blanchard)는 지난 2014년 5살의 나이에 백반증을 진단받았다.

처음에는 조그맣던 반점들이 계속 커지며 눈 주위로 거대한 흰 반점이 생기자 카터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Daily Mail

엄마 스테파니 애드콕(Stephanie Adcock)은 "원래 카터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쾌활한 아이였다. 하지만 백반증을 앓고 나서부터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던 중 스테파니는 페이스북에서 카터와 똑같이 눈 주변에 하얀 점을 가진 레브라도 강아지 래브디(Rabdy, 14)를 발견했다.

스테파니는 래브디의 사진을 보자마자 동질감을 느껴 녀석의 주인 니키(Niki, 48)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마치 운명처럼 녀석도 2014년에 처음 백반증을 진단받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이후 스테파니는 카터와 래브디의 만남을 주선했다. 서로 3000km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지만 주변의 도움 덕에 5천달러(한화 약 560만 원)를 기부받아 래브디를 보러 가게 됐다.

(좌) Niki, (우) Daily Mail

드디어 지난 18일, 카터는 꿈에 그리던 친구 강아지 래브디를 만났다. 둘은 처음 봤음에도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거리낌없이 서로를 대했다.

니키는 "래브디와 카터는 이미 서로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며 "둘이 꼭 붙어 알콩달콩 노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울컥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짧은 만남 후 카터와 래브디의 헤어짐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둘은 서로를 추억할 수 있는 사진을 많이 찍어왔다. 

집으로 돌아온 뒤 스테파니는 "래브디를 만나고 온 뒤 카터가 몰라보게 밝아졌다"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한 것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래브디와 자주 만날 수 있길 바란다"며 기뻐했다.

김나영 기자 na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