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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급식' 논란에 현직 학교 영양사가 남긴 하소연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한 영양사가 자신들이 겪는 고충을 토로해 눈길을 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일부 학교가 급식비 횡령, 불량 재료, 부실한 반찬 등으로 인한 불량 급식을 학생들에게 제공해 종종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진 바 있다. 


특히 불량 급식 논란이 일 때마다 이를 책임지고 있는 영양사에 대한 비난도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 일부 영양사들이 식품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불량 재료를 받아오다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한 영양사가 자신들의 고충을 토로해 눈길을 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급식글 보고쓰는 현직 학교 영양사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TV


식품 영양학을 전공하고 국가고시를 거쳐 영양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요즘 급식 부실하다는 말이 종종 올라오는데 우리의 마음도 조금 알아줬으면 해서 글을 쓴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A씨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영양사들의 고충과 학교 급식 시스템에 대해 자세히 털어놓았다.


먼저 A씨는 비싼 급식비에 비해 반찬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두고 "대체로 급식비의 70%가 식재료값에 쓰이며 나머지는 인건비, 각종 세금, 소모품 구매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학교 급식의 경우 대부분 국내산,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고 육류 역시 1등급의 좋은 품질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영양사가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급식비를 빼돌리고 있다는 시선에도 입을 열었다. 


A씨는 "학교에서 한 달에 한 번 식재료 업체를 입찰한다"며 "이는 영양사가 지정하는 것도 아니고 한 달 단위로 계약하게 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행정실, 교사, 학부모, 학생 등 학교 전반이 급식에 집중적인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힘없는 영양사가 뒷돈을 빼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먹을 게 없다', '맛이 없다'는 학생들의 불만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하지만 '영양량'을 맞추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운영평가는 '영양량'을 잘 맞췄는지가 포함돼 있다. 즉, 탄수화물(55~60%), 단백질(7~20%), 지방(15~30%) 등이 균형있게 들어가도록 식단을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학생들이 잘 먹지 않는 김치, 생선, 나물 등도 반찬으로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A씨는 재료는 당일 모두 소진하기 때문에 절대 재활용하지 않으며, 반찬이 겹치지 않도록 여러 번 검토하고 고심해서 식단을 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학생 수백 명의 기호를 모두 만족시키가 어렵다"며 "그럼에도 맛있는 급식을 먹이려고 노력하는 영양사의 마음도 조금은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한 맛있게 먹고 감사 인사를 남기는 학생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고 밝힌 A씨는 "골고루 먹고 튼튼한 학생이 되길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해당 글이 게시되자 자신도 현직 영양사라 밝힌 누리꾼 B씨는 "단가를 맞추라는 윗선과 급식이 맛없다는 학생들 사이에서 영양사들도 많이 힘들다"며 A씨의 고충에 공감했다.


한편 현재 전국 1만 261개 초·중·고교 중 영양교사 배치는 4825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영양교사가 급식 운영뿐 아니라 영양교육, 예산관리, 행정업무 처리까지 모두 도맡고 있어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