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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에게 욕 들어도 가족 위해 항상 웃으며 택시운전하는 '청각장애' 아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청각장애' 아빠는 오늘도 환한 미소와 함께 택시운전대를 잡는다.

인사이트KBS 1TV '동행'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귀에 보청기를 끼고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 배달을 시작으로 밤늦게까지 택시운전을 하는 한 사람.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10개월 된 아들을 둔 대한민국의 가장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1TV '동행'에서는 경북 경주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청각장애인 김성민(48)씨의 사연이 전파를 탔다.


김씨는 경주에서 성실한 택시기사로 소문나 있다.


친절하고 다정한 성격도 소문에 한몫했지만, 무엇보다 주변인들이 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 1TV '동행' 


김씨는 청각 장애를 갖고 있다. 미세한 청력이 남아있어 보청기를 끼면 큰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대부분 사람의 입 모양을 보고 대화를 나눈다.


그런 김씨에게 택시운전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김씨의 택시 안엔 수첩이 하나 있는데, 이는 승객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거나 입모양도 구분하기 힘들 때 목적지를 적어달라는 용도로 쓰인다.


하지만 간혹 이를 불편하게 여기는 손님들이 있다. 왜 자신의 목적지를 기록으로 남기냐며 화를 내고는 한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얼굴을 찡그리기보단 다정한 말투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친절히 대한다.


어느덧 낡고 손때가 많이 묻은 그의 수첩은 김씨가 얼마나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 1TV '동행' 


김씨의 직업은 택시기사말고도 하나 더 있다. 바로 신문 배달이다. 김씨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배달을 시작으로 밤늦게까지 택시를 몰고 있다.


그가 이렇게 열심히 돈을 버는 데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서다. 3년 전 김씨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베트남 아내 티미린씨를 만났다.


한국과 베트남이라는 먼 거리에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현재 부부가 됐다.


얼마 전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도 낳았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청각장애가 있어 혹여나 아들이 이를 물려받을까 걱정이 앞을 가린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청력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아 한시름 놓은 상황.


그런데 최근에 걱정거리가 또 늘었다. 이제 아들이 말을 배워야 하는데 부부 모두 말이 어눌해 청각 자극이 잘 되지 않는다.


많은 것을 들려주고 이야기 나누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언제나 아들에게 미안한 부부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 1TV '동행' 


그런 두 부부는 아들에게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부족함 없는 '사랑'을 주는 것으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한다.


매일 다정하게 눈을 맞추고 손을 꼭 잡으며 서로의 온기를 나누고 있는 세 사람.


남들보다 조금 더디고 느리더라도 행복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김씨 가족을 모두가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