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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막혀 죽어가는 아이에게 '깨물려' 빨개진 손으로 응급처치 계속한 부부

여름휴가를 가던 간호사 부부는 공항 한 복판에 얼굴이 창백해지고 팔이 축 늘어져 있는 아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인사이트(좌)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해외로 여름휴가를 가던 간호사 부부는 공항 한 복판에 얼굴이 창백해지고 팔이 축 늘어져 있는 아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괜히 아이 몸에 손을 댔다 혹여 잘못돼 나중에 책임을 물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이 뇌리를 스쳤지만 쓰러진 아이를 본 순간부터 아이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는 이들 부부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괌으로 놀러 가기 위해 인천공항을 찾았다 기도가 막혀 죽어가는 아이를 구조한 A씨 부부의 사연이 올라왔다.


해당 사연에 따르면 간호사인 이들 부부는 지난 23일 괌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방문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A씨 부부가 인천공항을 찾았던 날은 역대급으로 불렸던 태풍 '솔릭'이 북상했던 날이었다.


때문에 A씨 내외는 공항에 가면서도 행여 비행기가 지연이나 취소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했다고.


하지만 태풍의 영향이 크지 않았던 터라 비행기 결항은 되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다행이라 생각하며 입국 심사를 마친 뒤 탑승 게이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탑승 대기 구역 한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언뜻 보니 쓰러진 아이 옆에서 한 여성이 울고 있는 듯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사달이 났다는 생각에 A씨 부부는 사고 현장으로 보이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까이에서 본 아이의 상황은 심각해 보였다. 응급처치 중 하나인 하임리히법을 하고 있었지만 아이는 도무지 깨어날 생각을 않았다.


문득 '괜히 아이 몸에 손댔다가 나중에 책임을 물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아이를 살리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A씨는 가방을 던지고 아이에게 다가갔다.


A씨는 기필코 아이를 살려야겠다는 생각 하나로 흉부압박을 시작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그런 A씨의 옆에는 아내도 있었다. A씨의 아내는 어느새 그의 옆으로 다가와 아이의 기도를 확보한 후 입안에 있던 분홍색 캐러멜을 꺼내고 있었다.


아이의 입안에서 이물질을 꺼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의 아내는 손가락이 물려 새빨갛게 달아올랐지만 괘념치 않고 이물질을 꺼냈다.


그제야 아이의 호흡소리가 들렸다. 아이의 턱을 올려 기도를 유지한 상태로 맥박을 확인하니 약하지만 맥박이 뛰고 있었다.


이후 119가 도착했다. 이들 부부는 구조대에게 아이를 인계했고, 아이는 무사히 이송됐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뉴스1


A씨는 "간호사 생활을 10년 넘게 했지만, 병원 밖에서 기도폐쇄를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라 많이 당황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돌이켜 보면 잘 한 거라고 생각된다. 행여 저와 같은 상황을 마주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 부부가 응급조치한 환자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해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23일 오후 7시 10분 234번 게이트에서 2세 여아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었다"며 "현재 이 환자는 인하대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