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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사람 위해 몸 바쳐 일하다 '독사'에 물려 순직한 '경찰견' 래리

28일 대구지방경찰청은 과학수사계 소속 체취증거견인 래리의 순직 소식을 알렸다.

인사이트대구지방경찰청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1살 때부터 혹독한 훈련을 받은 후 사람을 찾기 위해 산속을 헤맨 경찰견 래리.


셰퍼드 평균 수명의 절반밖에 채우지 못하고 곁을 떠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28일 대구지방경찰청은 과학수사계 소속 체취증거((Human Scent Evidence)견인 래리(저먼 셰퍼드·수컷)의 순직 소식을 알렸다.


지난 2012년 8월, 래리는 생후 1년 6개월 가량이 됐을 때 대구경찰청에 처음 배치됐다.


인사이트뉴스1


이후 6년여 동안 살인 사건을 포함해 전국 주요 강력사건 현장 39곳과 실종자 수색 현장 171곳에 투입돼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경북 포항시 북구 오천읍 오어지 부근 야산에서 깊이 60~70cm에 묻혀 있던 여성의 시신을 발견해 사건 해결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당시 실종 여성의 남편이 "아내가 사라졌다"고 신고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래리가 없었다면 자칫 미궁에 빠질 뻔했기 때문.


이런 가운데 래리는 지난달 23일에도 충북 음성군에서 실종된 A(50)씨를 찾기 위해 투입됐다.


인사이트대구지방경찰청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도 씩씩하게 수색을 하던 래리는 산속에서 독사에게 왼쪽 뒷발등을 물리고 말았다.


이후 오전 11시 20분께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밤새 통증을 호소하다 이튿날 새벽 5시 30분께 눈을 감았다.


숨지기 직전까지 자신의 임무를 끝까지 다한 래리. 충견의 공을 기리기 위해 경찰은 경북 청도에 있는 반려동물 전문장례식장에서 사체를 화장하고 수목장으로 장례를 치렀다. 


인사이트대구지방경찰청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장례식에는 그동안 래리를 자식처럼 아끼던 '핸들러'들도 참석해 명복을 빌었다.


또한 경찰은 A3 크기로 래리의 사진과 공적 등을 기록한 추모동판을 만들어 과학수사계 입구에 달기로 했다.


한편 래리는 2012년부터 전국 지방경찰청에 배치된 체취증거견 16마리 가운데 첫 번째 순직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