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전 보고 "당장 축구화 신을 뻔했다"는 최용수 해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어제(20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예선 3차전 E조 '한국vs키르키즈스탄'에서 한국이 진땀승을 거뒀다.

어려운 경기를 펼쳐 축구팬 사이에서 실력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일었다. 거기에 더해 경기가 '재미'조차 없었다는 악평이 쏟아졌다.

느슨한 플레이, 잦은 패스미스, 모자란 골 결정력 등 칭찬받을 요소가 없었다는 것. 그런데 축구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단 한 명이 '오롯이' 칭찬을 받았다.

그는 "재미없던 경기를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난 진작 TV를 껐을 것"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손흥민보다 더한 찬사를 받은 그는 바로 과거 한국 축구 국가대표 '10번'이었던 '독수리' 최용수 해설위원이다.

이날 축구 해설위원으로 나선 최용수는 중계진은 물론 축구팬들의 배꼽을 앗아갈 만큼 재밌는 입담을 과시했다.

SBS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고편'

전반 28분 황인범의 오른발 슛이 골문 위로 향하자 뜬금없이 "제가 좋아하는 선배(황선홍)를 보는 것 같네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을 낮추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후반 19분 황희찬이 왼쪽에서 날라온 패스를 높이 날려 버리자 "옛날 미국전(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저를 보는 것 같네요"라고 말해 중계진들을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최용수가 경기 전 했었던 말이 사람들에게 재조명되고 있다. 최용수가 평소 어떤 성격을 가졌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말이다.

경기가 열리는 당일, 시작 휘슬이 불기 전 SBS는 아시안게임 축구 조별예선 한국vs키르기즈스탄을 앞두고 해설 예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야알못' 최용수와 '축알못' 이승엽이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SBS '본격연예한밤'

"형님 어디십니까~"라는 이승엽의 질문에 최용수가 "행님 없다"고 답하자 이승엽은 "아~ 말레이시아전 대참사? ㅋㅋㅋㅋㅋ"라며 최용수의 답답한 속내를 자극했다.

이에 최용수는 "내가 축구화 신을 뻔했다..."라며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이 자신만 못하다는 '근자감'을 내비쳤다. 신고 나가봐야 공 한번 만지지 못하고 헉헉대기 뻔하지만, 경기력이 답답하다는 것을 망설이지 않고 표현해 그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이내 최용수는 "원래 한국 선수들은 위기가 닥쳐야 잘해. 독일전 봤잖아"라며 키르기즈스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다.

이어 '발.란.스'가 중요하다며 한국 축구 대표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감독 생활을 하면서 느낀 바가 잘 드러나는 말이었다.

한편 최용수는 선수 시절 안정환과 친분을 두텁게 쌓았으며, 대표팀 소집 당시 밤이면 밤마다 족발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Naver TV 'SBS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고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