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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문자 안보네"…답장 4분 늦은 수행비서에 안희정이 보낸 카톡 메시지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수행비서 김지은씨가 주고 받은 카톡 메시지 일부가 공개됐다.

인사이트(좌) 뉴스1, (우) JTBC '뉴스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심 재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그가 수행비서 김지은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다.


지난 15일 방송된 KBS 2TV '추적 60분'에서는 안희정 전 지사를 둘러싼 '미투'부터 '선고'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김씨가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자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해명했다.


이후 법정에서는 '권력형 성범죄'인지 '합의에 의한 관계'인지를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피고인 안희정 측은 합의한 성관계이며 피해자가 허위 진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사 측은 비대칭적인 피고인과 피해자의 지위를 이용해 늦은 밤 맥주와 담배를 가져오라 심부름을 시킨 뒤 거부에도 불구하고 위력을 이용해 간음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 2TV '추적60분' 


이 가운데 검찰은 안 전 지사와 김씨가 주고 받은 메시지를 '위력 입증'의 증거로 제출했다.


메시지에서 안 전 지사가 '담배 좀'이라고 말하자 3분 뒤 김씨는 '네'라고 답한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이 화장실에 있다고 말했고, 김씨는 곧바로 '피시고 싶으실 때 말씀해달라'고 답장했다.


안 전 지사의 지시는 대부분 단답형으로 이뤄졌다. '담배', '모기향'이라고 말하면 김씨가 알아서 "잠시 후 바로 설치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어떤 날은 '내 담배좀'이라고 지시한 지 4분여가 지나도록 답장이 없자 '어허. 문자 안보네'라며 재촉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씨는 '비서실장과 밖에 있어서요.ㅠ 들어가면 바로 담배 챙겨서 드릴게요'라고 재깍 답장했다.


이를 두고 검찰은 "모든 업무에서 필요한 대화를 피고인이 주로 단답형으로 지시하고 피해자는 깍듯이 이행하는 모습이었다"며 두 사람이 권력 관계에 놓여있음을 방증했다.


이밖에도 검찰은 김씨가 작성한 인수인계 문서를 공개하며 '지사님 기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병장을 웃기는 이등병의 마음'으로 안 전 지사를 모셔야한다는 내용이 적혀있음을 밝혔다.


이처럼 안 전 지사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김씨를 자신이 있는 곳으로 불렀고, 그곳에서 권력에 의한 성범죄가 이뤄졌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KBS 2TV '추적60분'


반면 피고인 측도 검찰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메시지에는 '지사님 휴가는 즐거우신가요?^^', '늘 지사님이 고생이 더 많으시죠 쉬세요', '***으로 예약할게요. 지사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등의 말이 담겨 있었다.


피고 측은 "일반적인 상사와 비서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친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임을 거듭 밝혔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력 행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이나 납득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얼어붙은 상태에 빠졌다고 보기도 어렵고 자기결정권 행사가 가능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번 재판 결과에 대해 피해자 김씨는 "굳건히 살아 안희정의 범죄 행위를 법적으로 증명할 것"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Naver TV '추적 6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