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탁'에 이재용 부회장의 '180조' 통큰 투자 숨은 뜻

인사이트(좌)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그룹이 8일 전격 발표한 통큰 투자와 고용은 시장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야말로 '역대급 수준'으로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는 향후 3년 동안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직접 채용할 계획이라고 8일 오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정확히 '1달' 전인 지난달 초 인도 노이다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대면한 뒤 대규모 투자를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청와대


청와대에서 소식을 접한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반가워한 대목은 3년 동안 '4만명의 청년'을 직접 채용해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었다.


1달 전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바라보며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의 진심이 그대로 전달된 것일까.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청와대 일부 참모들의 '투자 구걸'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투자와 고용 계획으로 재계 1등 삼성의 위엄을 증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사실 투자와 고용 지표가 하락하는 청와대의 고민에 단비와 같은 해법을 제시할 뿐 아니라 초일류 삼성의 '초격차 전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이트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초 인도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사진 제공 = 청와대


청와대의 각별한 부탁(?)이 없었더라도 삼성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바이오와 AI(인공지능) 등 4차산업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확실할 1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등 부품 사업에서 삼성은 시장 지배력 확대와 함께 중국의 추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1위 기업의 위상 제고와 함께 미래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사이트김동연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수원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또한 '전장부품' 분야는 삼성의 강점인 반도체, ICT, 디스플레이 기술을 자동차에 확대 적용해 자율주행 SoC(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전장부품 기술을 선도할 계획이다.


여기에 AI(인공지능), 5G,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높인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바이오사업 등에 약 25조원을 투자해 미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내 혁신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물론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을 내놓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이 부회장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투자 계획으로 공식 행보에 나섰지만 아직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인사이트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제공 = 삼성전자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는 대외적인 행사를 자제하고 그룹 내부 단속과 해외 사업 등 내실 경영을 위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석방된 이후 국민신뢰를 회복할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발표에도 이런 구상을 반영하기 위해 투자와 고용 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삼성그룹의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고민이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그룹은 산업 생태계 선순환구조 정착에 앞장서기 위해 단순 투자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구조 정착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간 500개 스타트업 과제를 지원해 청년 창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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