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 없어 배회하다 동네 댕댕이들 물어뜯는 들개들
'동물농장' 제작진이 충남 아산에서 벌어진 들개들의 반려견 습격 사건을 다루며 들개들의 사연도 함께 들여다봤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동네를 어슬렁거리던 들개들이 우리집 반려견을 물어 죽였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5일 SBS '동물농장'에서는 충남 아산에서 벌어진 반려견 습격 사건에 관한 사연을 다뤘다.
어느 날 자기 집 마당에서 놀고 있던 '삼돌이'는 회색견, 누렁이, 백구 등 3마리 들개의 습격을 받는다.
들개들은 와이어 목줄을 하고 있던 삼돌이에게 달려들어 쉴 새 없이 물어 뜯으며 폭발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삼돌이는 지나가던 이웃 주민의 도움을 받아 당장 죽음은 면했지만 들개들에게 받은 공격으로 갈비뼈 여섯 개가 부러지고 기흉, 간수치가 이미 300이 넘는 쇼크를 받아 숨지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들개들은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한 주민은 "여기는 초등학생이 많다. 그러니까 더 위험하다"며 공포심을 드러냈다.
취재진이 찾아갔을 때도 범행을 저지른 3마리의 개들이 함께 무리를 짓고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주민들은 이 들개들이 사건 발생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산 너머 마을에서 목격되곤 했으나 이내 자리를 옮겨와 동네 반려견들과 닭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했다.
CCTV 분석 결과 놀랍게도 들개 무리 중 리더 격인 회색견이 사건 발생 이틀 전에는 혼자, 사건 전날에는 들개 무리와 함께 마치 사전 답사를 하듯 사건 장소에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도 동네에서 들개들의 '사전 답사'는 반복됐고 얼마 뒤 그곳에는 겁에 질려 떨고 있는 웰시코기 한 마리가 발견됐다.
전문가는 들개들의 행동을 지켜보고 "사방이 뻥 뚫린 곳에서 사냥감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먹이를 구하기 위해 탐색하는 행동이었던 것. 삼돌이 또한 이들의 먹이 사냥으로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까지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들개 포획에 나선 '동물농장' 팀은 누렁이를 제외한 회색견과 백구를 잡을 수 있었다.
2마리 들개를 진찰한 수의사는 "많아 봐야 두세 살이다"라며 반려견으로 키워지다 버려져 사냥 능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짐작했다.
이어 버려져 들개가 된 반려견들이 사람의 아이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