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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간 잠실운동장서 '현대판 노예'로 살던 할아버지가 구조 4개월 만에 보인 놀라운 변화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무임금으로 7년간 착취 당했던 60대 남성의 근황이 전해졌다.

인사이트

YouTube '취재대행소왱'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무려 7년간 돈 한 푼 못받고 노역을 했던 60대 남성이 있다.


이른바 '잠실 노예'로 불렸던 그는 잠실운동장 청소부들이 가져다준 쓰레기를 모아 분리수거하고 파지를 줍는 일 등을 했다.


굽은 허리, 퀴퀴한 냄새, 찌든 때가 가실 일 없는 쭈글쭈글한 두 손.


그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서울시 장애인권센터는 즉각 긴급구조에 나섰고, 그로부터 120여 일이 흘렀다.


그동안 착취당하며 살았던 7년이란 세월을 생각하면 구조 후 4개월은 '겨우'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쓰레기장에서 벗어난 그의 삶은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인사이트YouTube '취재대행소왱' 


지난 1일 취재대행소왱은 공식 유튜버 채널을 통해 '현대판 잠실 노예' 이성호(가명)씨의 근황을 전했다.


목소리부터 한층 밝아진 성호씨는 구조된 이후 지금껏 누리지 못했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할지도 모르는 바깥 외출과 동물원 산책 등이 성호씨에겐 특별하기만 하다.


동물원에서 본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하는 모습이 조금은 들떠 보인다. 최근엔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를 다녀왔다.


마지막날 노래방에서 애창곡 한 소절을 뽑아내며 성호씨는 '행복'이란걸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성한 곳이 없었던 그의 손에도 평화가 깃들었다. 깔끔하고 짧게 자른 손톱과 상처 없이 매끈한 성호씨 손은 현재 그의 평온한 마음을 보는 듯하다.


인사이트YouTube '취재대행소왱' 


2012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지체장애 3급인 성호씨는 노예처럼 살아왔다.


성호씨가 재활용 쓰레기를 팔아 벌어온 1억 4천 만원 가량의 돈은 모두 고물상 주인이 챙겼다.


조사 결과 성호씨에게 상처를 준 이는 또 있었다. 바로 친형이었다. 친형 역시 성호씨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지 8천만원을 꿀꺽했다.


가족에게도 배신당한 성호씨는 무기력하게 7년이란 세월을 보냈다.


다행히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도움으로 구조됐지만 성호씨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더 중요하다.


그는 "이제 딴 일을 하고 싶고, 돈도 벌고 싶다. 돈 벌어서 방 한 칸짜리 전세하나 갖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인사이트YouTube '취재대행소왱' 


한편 성호씨를 강제 노동시켜 이득을 취한 고물상주인과 친형은 둘 다 검찰에 넘겨졌다.


고물상 주인은 강제로 일 시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친형은 성호씨의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자기 돈처럼 써온 혐의를 받는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과 서울특별시장애인권센터는 경찰과의 협의를 통해 성호씨 뺏긴 각종 수당과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YouTube '취재대행소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