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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잘 쓰는 사람 얼마 없다" 하루키의 가장 솔직한 내면을 엿볼 수 있는 '대담집' 출간

인터뷰하기 싫어하는 작가로 유명한 하루키가 한꺼풀 벗은 듯한 화끈한 인터뷰로 독자 앞에 섰다.

인사이트문학동네


[인사이트] 이하영 기자 = 소설가 하루키가 내밀한 속내를 다룬 인터뷰로 돌아왔다.


지난 1일 문학동네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가와카미 미에코의 인터뷰집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의 인터뷰어는 2008년 '젖과 알'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작가이자 배우, 방송인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가와카미 미에코로 하루키 민낯을 만천하에 공개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루키의 오랜 팬을 자청하는 미에코는 인터뷰 싫어하기로 유명한 하루키에게 촌철살인 질문으로 쉴 새 없이 정신을 흔들어 놨다.


인사이트Facebook 'harukimurakamiauthor'


장편소설을 구상할 때의 에피소드부터 시작해 창작의 원천인 유소년기의 경험, 작업 방식, 페미니즘적 비판에 대한 생각 등.


매번 그의 근처에 갔지만 좌절됐던 질문들이 이번에는 확실히 그에게 닿아 놀라운 대답을 끌어냈다.


하루키는 소설 작법에 대한 물음에 자신이 어느 정도 소설을 잘 쓴다고 자평하며 "(나보다) 잘 쓸 수 있는 사람이 객관적으로 봐서 많지 않다"며 자신감이 뚝뚝 묻어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작품 속 여성 캐릭터가 지나치게 수동적이라는 말에는 "'미안합니다'라고 순순히 사과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언급한다.


인사이트Facebook 'harukimurakamiauthor'


하지만 곧이어 "사과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고 답해 하루키의 묘한 뉘앙스를 풍기기도 했다.


미에코의 인터뷰가 제 몫을 해낸 이유는 그녀가 십대부터 하루키의 작품을 읽으며 자란 '하루키 덕후'이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작가를 깊이 아는 덕후가 내놓는 신선한 동시에 날카로움을 간직한 질문들은 천하의 하루키라도 뚫릴 수밖에 없는 위력을 자랑한다.


하루키는 미에코가 휘두르는 강철검에 찔리고 깎이며 노벨상, 소설 쓰기, 문체 다듬기, 일상생활 등 입체적인 내면의 사유를 드러낼 수밖에 없게 됐다.


단 한 권의 인터뷰로 완성된 하루키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그의 내면을 느낄 수 있게 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