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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뜬 부재중 한 통은 '소방관' 남편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전화였습니다"

아내는 구조 활동을 벌이다 세상을 떠난 남편의 마지막 전화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말았다.

인사이트Asahi


[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한 치 앞을 알 수 없던 순간에 사랑하는 아내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전화를 건 남편.


그러나 그 전화는 끝끝내 아내에게 닿지 못했다.


18일(현지 시간) 일본 매체 아사히신문은 구조 활동 중 목숨을 잃은 한 소방대원의 아내가 현장을 찾아 눈물을 쏟은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일본 전역에 엄청난 폭우가 내린 지난 6일. 출동을 앞둔 소방대원 카가 카즈미는 아내 이즈미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며 차 키를 넘겨주었다.


인사이트mainichi


남편을 홀로 두고 가는 것이 마음에 걸려 망설이는 이즈미에게 카가는 "나는 괜찮을 거다"며 다독여주었다.


이즈미는 차를 끌고 비교적 안전한 장남의 집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한참 운전을 하고 있던 이즈미에게 갑자기 남편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차가 침수되지 않도록 조심히 운전해야 했던 이즈미는 남편의 전화를 받지 못 했다.


이즈미는 장남의 집에 무사히 도착한 후 다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폭우로 전파 송신탑이 매몰된 탓인지 아무리 전화를 해도 남편은 받지 않았다.


인사이트Asahi


이틀 동안 발만 동동 구르며 남편의 소식을 기다리던 이즈미는 곧 경찰서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고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바로 남편 카가가 사람들을 구조하다 물에 휩쓸려 사망했다는 비보였다.


사고 8일 만에 간신히 집으로 돌아온 이즈미는 곧장 남편의 시신이 있던 자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즈미는 그곳에 꽃 한 다발을 올려놓으며 힘없이 털썩 주저앉았다.


인사이트Asahi


"얼마나 아팠을까, 괴로웠겠지". 이즈미는 힘든 시간을 보냈을 남편을 생각하며 혼자 위로의 말을 읊조렸다.


그리고 통화목록이 띄워진 핸드폰 화면을 문지르고는 "이게 마지막...이라니... 아직 믿기지가 않아요"라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겨우 마음을 추스린 이즈미는 자신의 연락을 애타게 기다렸을 남편에게 못다 했던 메시지를 전했다.


"나는 42년간 소방대원으로 일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지켜 온 당신이 참 자랑스러웠어요"


"아직도 당신이 살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언제나처럼 지금 뭐 하냐고, 그런 건 하지 말라고 말을 걸어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