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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사고…왜 이렇게 사망‧실종자 많은가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최초 조난신고를 받은 오전부터 민·관·군이 총력을 다해 구조 작업에 나섰음에도 안타깝게도 수백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다.

배 밑바닥을 드러낸 세월호. ⓒ연합뉴스


구조요청 제대로 했나, 승무원 초동대처 따져봐야

승객 배에 갇혔을 때 대비한 구조체계 원활히 작동?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탑승한 462명 중 16일 오후 10시 현재 4명이 사망하고 284명이 실종돼 대형 참사가 우려되면서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이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최초 조난신고를 받은 오전부터 민·관·군이 총력을 다해 구조 작업에 나섰음에도 안타깝게도 수백명이 사망 또는 실종했다. 

◇ '늑장 구조요청' 참사 키웠나

관계당국에 따르면 전남소방본부에 최초로 사고 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8시 52분께.

6분 뒤인 오전 8시 58분에는 목포해경 상황실에 정식으로 사고 신고가 들어왔다. 

해경이 구조본부를 가동한 것은 이로부터 12분 뒤인 오전 9시 10분께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부 현장에 있던 어민들은 사고선박이 조난신고가 들어오기 1시간 전부터 정지해 있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어 실제 사고 발생시각은 이보다 훨씬 전일 수도 있다. 

특히 단원고가 공개한 '시간대별 대응상황'에 따르면 제주해경이 오전 8시 10분께 사고선박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제주해경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보일러실에 근무했던 승선원 전모(61)씨는 "오전 7시 40분께 업무를 마치고 업무 일지를 쓰던 중 갑자기 배가 기울었다"며 "창문이 박살 나고 사람들이 한쪽으로 쏠릴 정도였다"고 했다.

이 같은 증언을 종합해보면 최초 사고는 신고 시각보다 1시간 앞선 오전 7시 30분∼8시 사이에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배에 이상징후가 있었는데도 선장 등 승무원이 신고하지 않고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승객에 의해 최초 신고가 이뤄졌는지는 앞으로 철저히 규명해야 할 대목이다.

◇ 선장 등 승무원 현장 대응 미숙했나

생존자들은 "선내방송에서 대피하지 말고 현 위치에서 기다리라고 한 것이 탈출 기회를 막아 인명피해를 키운 것 같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선실 밖으로 나오려는 승객들을 선원들이 막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승객들이 한꺼번에 선상으로 올라오면 배가 더욱 기울어 침몰이 가속된다는 반대의견도 있다.

또 구명복은 대부분의 승객이 입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구명정이나 구명벌 등 구명장비들이 탑승객 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턱없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피하기 위해 유리창을 깨려는 승객들의 행동을 선원들이 만류했다는 승객들도 있다.

배 밑바닥을 드러낸 세월호. ⓒ연합뉴스


◇ 발전기 전원 끊기고 파공으로 바닷물 급격히 유입

사고발생 약 2시간후 여객선이 왼쪽으로 기울면서 발전기 전원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여객 선내 여러 가지 전기장치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상당수 승객이 선실 내에 갇혀 탈출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배가 급격히 침몰하면서 선실 내로 바닷물이 유입돼 인명피해를 키웠을 개연성도 있다.

탈출하지 못한 승객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3·4층 선실의 출입구가 침수 이후 막혔을 가능성도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이 됐을 수도 있다. 

세월호에 '길게 찢긴' 형태의 파공이 났을 가능성도 크다.

목포한국병원에 입원한 김모씨는 "같이 배에 탔던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있다가 배 바닥이 '찌지직' 큰 소리를 내며 긁히는 소리가 났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증언이 맞는다면 세월호가 암초와 부딪히며 '길게 찢어진' 형태의 큰 파공이 생기면서 침몰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측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길게 찢긴 파공이 나면서 바닷물이 빠른 속도로 배에 유입돼 침몰했을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선체에 바닷물이 덜 차 실종자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아직 생존한 실종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밀폐된 공간에 승객이 대피해 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산소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 구조 체계 제대로 작동했나

사고가 발생하자 해경과 국방부는 해상에 투입할 수 있는 장비와 인원을 현장에 급파했다.

해군은 대형 수송함인 독도함(1만4천t)과 구축함인 대조영함(4천500t), 호위함(1천800t)인 서울함과 충남함, 상륙함인 향로봉함(2천600t), 초계함인 대천함(1천200t), 유도탄고속함(450t) 1척, 고속정(200t) 5개 편대의 10척, 항만지원정 2척 등 28척의 함정을 급파했다. 

또 해상초계기(P-3C) 1대, 해상작전헬기(LYNX) 1대, 수송헬기인 UH-60 3대도 투입했다.

미군 상륙강습함인 '본험리처드함(4만t급)'도 구조작전에 긴급 투입됐다. 

해군은 수중 실종자 수색을 위해 해난구조대(SSU) 107명과 특수전 전단(UDT/SEAL) 196명 등 구조대 229명도 투입했다. 

공군도 구명보트를 탑재한 C-130 수송기와 구조헬기인 HH-60와 HH-47를 현장에 급파했다. 

육군은 특전사 신속대응부대 150명과 함께 경비정 4척, CH-47 헬기, 구급차 11대, 대형버스 9대 등을 지원했다.

이처럼 군이 총력 체제로 구조에 나서면서 이날 오전만 해도 승객들이 대부분 구조되는 것 아니냐는 안도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들어 288명 사망·실종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조체계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 김모씨는 "여객선 침몰이 예견된 상황에서 배에서 뛰어내린 승객뿐만 아니라 배에 갇힌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한 장비와 인원이 신속히 동원되는 등 제대로 구조체계가 작동됐는지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