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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당한 강아지 잘 키운다 해놓고 한 달 만에 때려죽인 입양자

이미 학대의 상처를 안고 있는 강아지를 데려가 한 달 만에 빗자루로 폭행해 사망케 한 입양자가 분노를 사고 있다.

인사이트


[인사이트] 황규정 기자 = 학대의 아픔을 딛고 새 가족을 만난 강아지가 또다시 보호자의 폭행으로 끝내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잘 키우겠다며 개를 데려간 입양자는 "화가 나서 빗자루로 때렸다"고 해명해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21일 동물보호자유연대는 입양 보낸 개 '루키'를 방망이로 때려죽이고 쓰레기종량 봉투에 담아 버린 입양자 A씨에 대한 고발장을 대구강북경찰서에 제출했다.


루키가 처음 발견된 건 지난해 7월이었다. 당시 구조자들은 대구 수성구에서 주인에게 학대당하고 있는 루키를 목격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보호자와의 협의 끝에 유상으로 루키를 양도받은 구조자들은 곧장 병원에 데려가 검진과 예방 접종을 받게 했다.


이후 루키는 2017년 1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대구 소재의 애견 훈련소에서 예절 교육을 받았다.


학대당한 기억으로 마음의 상처가 클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조치였다.


인사이트


그러던 중 루키를 새 가족으로 맞이하고 싶다는 입양자 A씨가 나타났다. 그는 루키가 학대받은 사연을 듣고 본인이 잘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또 자신은 루키처럼 덩치가 큰 중형견을 키워본 경험이 있고, 부친이 돌아가신 후 모친에게 활력소가 필요하다는 이유도 함께 밝혔다.


구조자들은 루키가 두 번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입양자로 하여금 애견훈련 수업, 보호자수업 등을 한 달간 받게 했다.


모든 교육을 마치고 나서야 A씨는 2017년 12월 31일 루키를 집으로 데려갔다. 보호연대 측은 루키 후원 물품을 전달하며, 정기적으로 루키 소식을 받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중순부터 A씨와 연락이 잘 닿지 않았다. 구조자가 안부를 물으면 루키의 근황이 아닌 처음 입양 당시의 사진만 보내왔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던 지난 3월 A씨는 구조자에게 모친이 루키를 아는 사람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구조자는 루키를 어디로 보냈는지 알려달라고 했지만 전화번호도, 주소도 모른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구조자는 경찰에 신고하고 CCTV를 확인해 루키를 찾아내겠다고 압박하며 A씨를 추궁했다.


결국 A씨는 자신이 지난 2월 루키를 나무 빗자루로 수차례 때려죽였다고 자백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처음엔 '모친이 죽였다', '감정기복이 심해서 죽였다', '루키 발톱을 깎던 중 손이 물려 화가나 죽였다' 등 여러 차례 말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A씨가 루키를 폭행해 숨지게 한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동물보호자유연대 측은 "루키를 죽인 후에도 전혀 뉘우치는 기색 없이 루키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식으로 범죄 증거를 인멸하고, 마치 루키가 살아있는 것처럼 구조자를 기망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미 학대 사실을 알고도 루키를 데려간 지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만에 또다시 학대하였다는 점에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입양자가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현행법에 따면 동물을 학대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