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도박 빚 7억 5천만원 갚느라 정년퇴직 후에도 막노동하는 아버지

KBS2 '속보이는TV 人사이드'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도박에 중독된 아들 때문에 온 가족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지난 10일 KBS2 '속보이는TV 人사이드'에서는 도박에 빠져 거액의 빚을 지고 종적을 감춘 아들과 도박빚 때문에 노년에도 몸과 마음의 고생을 덜 수 없는 부모의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아들이 진 도박 빚은 총 7억 5천만원. 아들이 도박에 빠진 7년여 동안 가족들의 재산도 모두 탕진됐다.

아버지가 30년간 일하고 받은 퇴직금, 부부가 알뜰살뜰 아껴서 산 빌라, 조부모님의 부조금 등 모든 돈이 아들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쓰였다.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빚에 정년퇴직한 아버지는 다시 노동 현장으로 나가야 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빚 때문에 은퇴해 쉬어야 할 나이에 막노동을 시작했다.

KBS2 '속보이는TV 人사이드'

아들이 가족을 모른 체하는 사이 어머니는 난소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어머니는 "생존 확률이 20%도 안 된다"고 고백했다.

아들의 이야기에 결국 눈물을 쏟은 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도박에서 벗어나 행복한 모습을 하루라도 보고 살다가 갔으면 좋겠다"며 유일한 바람을 전했다.

엄청난 도박 빚과 불어나는 이자에 아들은 결국 도피를 택했다. 아들은 가족에게 "다 잊고 그냥 혼자 살아보겠다"는 문자를 남긴 뒤 종적을 감췄다.

도박에 빠지기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에 입사한 아들은 부모님의 큰 자랑이었다.

입사 후 축구를 하다 다리를 다쳐 휴직하면서 모든 비극이 시작됐다.

300만원가량의 월급을 받다 기본급 150만원만 받게 되자 아들은 대리운전을 시작했고, 함께 일하던 친구가 도박으로 돈을 버는 것을 보고 유혹에 빠져들었다.

KBS2 '속보이는TV 人사이드'

처음엔 소액으로 시작했지만, 잃은 돈을 찾기 위해 가진 돈을 모두 쏟아 부으면서 결국 빚이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제작진과 만난 아들은 모든 희망을 잃은 모습이었다. 아들은 "계속 눈물 나고 죽고 싶다"며 심지어는 "사람도 죽이고 싶고 죽여서라도 징역 받고 싶다"는 충격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부모님은 제작진을 통해 어렵게 아들과 만났지만 화해도 용서도 하지 못했다. 체념한 듯한 아들의 가시 돋친 말에 아버지가 차라리 죽으라며 험한 말을 쏟아 내자 아들은 결국 자리를 피했다.

뒤늦게 막노동을 하는 아버지와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어머니의 소식을 접한 아들은 고개를 떨구며 "다시는 이런 일 없게끔 변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잠깐의 유혹으로 수억의 도박 빚을 떠안은 아들 때문에 고통에 빠진 온 가족의 사연은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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